북, 중학생들까지 수출용 들쭉 따기에 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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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교육당국이 방학 중인 지방 대학생들과 고등중학교 학생들을 들쭉 따기에 강제 동원하고 있습니다. 중국에 수출해 외화를 벌기 위한 것인데 자칫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작업이라서 주민들의 원성이 높다는 소식입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함경북도와 함경남도, 자강도, 양강도의 교육당국이 방학 중인 고등중학교 학생들과 대학생들을 들쭉 따기 동원에 내몰고 있다고 복수의 내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 소식통은 “지금 들쭉이 한창인 철이어서 방학기간인 고등중학교 학생들과 대학생들을 모두 들쭉 따기에 동원시키고 있다”며 “들쭉 따기에 나가지 않는 학생들은 하루에 우리(북한) 돈으로 5만원씩 바쳐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들쭉은 해발 1800미터 이상의 고지대에서 자라는 들쭉나무의 열매로 개마고원 일대와 양강도 삼지연군, 백암군, 함경북도 연사군 일대에 널리 분포되어 있다고 합니다. 북한에서는 이러한 들쭉을 이용해 백두산 특산물이라고 하는 들쭉술과 들쭉단묵(젤리), 들쭉발효주(와인)를 만들고 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들쭉 따기 동원은 북한 당국의 승인 하에 지방 교육기관들이 교육기자재 마련을 명목으로 조직한 것이라고 합니다.

함경북도 무산군과 연사군의 경우 8월 12일부터 한창 방학 중에 있는 고등중학교 5~6학년 학생들을 비상연락망으로 소집해 예고도 없이 들쭉 따기 동원을 조직했다는 것입니다.

그런가하면 청진광업대학과 사범대학들을 비롯해 함경북도 청진시에 있는 대학들도 잇달아 방학 중인 대학생들을 들쭉 따기에 내몰고 있는데 하루 1인당 들쭉 6kg 혹은 북한 돈으로 5만원씩 받아낸다는 것입니다.

지방교육당국이 이렇게 고등중학교 학생들까지 들쭉 따기에 내몰게 된 것은 지난해부터 중국 상인들이 북한 무역기관들을 통해 들쭉 1kg 당 중국 인민폐 35원씩으로 마구 사들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소식통도 “산에 가면 들쭉나무보다 사람이 더 많다”며 “고등중학교 학생들까지 들쭉 따기에 동원되면서 여러 가지 사고들이 그칠 새가 없다”고 전했습니다.

대학생들과 고등중학교 학생들 말고도 공장기업소들까지 외화벌이를 위해 들쭉 따기에 나서다 보니 해발고가 높은 산에는 그야말로 사람들이 개미떼처럼 모였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힘없는 고등중학교 학생들이 딴 들쭉을 강도질하는등강력범죄가꼬리를 물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와중에 며칠 전에는 양강도 삼지연군에서 들쭉 따러 나섰던 여학생 세 명이 갑자기 내리는 비를 피하려다 벼락을 맞아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학부모들이 집단적으로 삼지연 고등중학교에 몰려가 강력히 항의하는 일도 있었다고 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