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무바라크 사태 교훈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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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가까이 이집트(에짚트)를 철권통치하고 그것도 모자라 퇴진을 요구한 시위대를 유혈진압해 840명을 숨지게 한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에 대한 국제재판이 3일 시작됐습니다. 첫 공판 현장은 전세계 텔레비전을 통해 생중계 되었고, 시청자들은 시민의 반발과 불신을 산 독재정권의 철저한 붕괴를 지켜봤습니다.

정보라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월 시민혁명으로 권좌에서 물러난 이집트의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그로부터 약 6개월 만인 지난 3일 철창에 갇힌 채 첫 재판을 받았습니다.

‘살아있는 파라오’로 불리며 30년간 중동의 대국 이집트를 철권통치해 온 무바라크가 미결수가 입는 하얀 죄수복을 입고 두 아들과 함께 법의 심판대에 선 것은 민주화를 위해 반정부 시위를 벌인 시민들을 유혈진압하며 840명의 못숨을 앗았기 때문입니다.

무바라크와 두 아들의 혐의는 이 뿐만 아닙니다.

무바라크 일가는 지난 30년 간 권력을 이용해 부정부패를 일삼아 400억~700억 달러로 추정되는 공공재산을 빼돌렸고, 실업률과 물가 상승 등으로 국민들의 고통을 가중시킨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무바라크의 혐의가 인정될 경우 최고 사형선고까지 가능한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이번 사건이 북한에도 적지 않은 교훈을 준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미국 내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단체들의 연합체 ‘북한자유연합’의 수잔 숄티 대표의 말입니다.

Suzanne Scholte

: 이집트 무바라크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은 시민들에게 반인륜적 범죄 행위를 한 독재자들은 언젠가 심판대에 선다는 사실을 북한 정권에 시사합니다. 현존하는 독재자 중 가장 잔인한 사람이 김정일입니다. 북한 주민과 정권이 알아야 할 사실이 두 가지 있는데요. 하나는 여기 있는 우리는 김정일이 어떤 만행을 저지르고 있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국제형사재판소가 그를 인권범죄 혐의로 기소하도록 협조하고 있다는 사실이구요. 다른 하나는 무바라크 정권이 퇴진하는 것을 보면서 북한 당국의 지도자들이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비정부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2년 전 이집트의 대통령 무바라크가 오늘날 이렇게 무너질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결국 북한 정권도 언제, 어떻게 될지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Grigore Scarlatoiu

: 우리의 임무는 북한 정권이 주민들에게 자행하고 있는 반인륜적 행위들을 조사하고 문서화해서 미국 뿐 아니라 전세계에 알리고, 해결책을 함께 모색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미국내 정착해 살고 있는 탈북자들의 단체 ‘미주탈북자선교회’의 마영애 대표도 “김정일은 무바라크보다 더 악랄한 인물”이라며 “김정일 정권은 무바라크의 사례를 교훈삼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마 대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반인륜적 범죄 혐의에 대해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조사를 시작해 달라는 미국인 1만6천 명의 서명이 적힌 청원서가 이미 제출된 상태라며, 국제형사재판소가 이를 위한 예비조사에 들어갔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