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새해 들어 생계형 강력사건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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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 식량난에 직면한 북한에서 범죄와 생계형 흉악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합니다. 야간단속 인원을 대폭 늘리고 내무군 산하 타격대까지 동원했지만 살인사건 등 크고 작은 사건들이 꼬리를 물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양강도 혜산시가 지난 1월 3일 밤에 일어난 엽기적인 살인사건으로 민심이 흉흉합니다. 극심한 생활난에 직면한 청소년들의 자포자기형 범죄와 생계형 살인사건이 꼬리를 물면서 주민들을 공포에 몰아넣고 있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복수의 양강도 소식통들은 “지난 1월 3일 저녁, 혜산시 혜흥동에서 서로 애인 사이이던 처녀, 총각이 참혹하게 살해되는 사건이 있었다”며 “살해범들 중 6명이 체포되고 1명은 중국으로 도주했다”고 밝혔습니다.

술에 취한 살인자들이 지나가는 한 쌍의 연인을 납치해 여성을 강간 살인하고 이에 저항하는 남성도 때려죽이는 끔찍한 일을 저질렀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살인 사건이 새해를 맞으며 특별경비기간으로 정한 시기에 일어난 것으로 하여 혜산시 주민들이 받은 충격은 더 컸다고 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지난해 12월 27일부터 새해 1월 10일까지를 특별경비기간으로 정하고 노동자 규찰대와 보안서 순찰대, 내무군 기동타격대까지 총동원해 야간 경비인력을 평시의 3배로 늘렸지만 도처에서 일어나는 살인, 강도사건들을 막아내지 못했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한결같은 증언입니다.

양강도 혜산시의 경우 지난해 9월부터 도 인민위원회 앞 도로에서 살인행위까지 저지르며 지나가는 주민들의 돈과 시계, 자전거를 빼앗은 3인조 살인강도들을 잡으려고 주변에 있는 혜산공산대학 학생들까지 동원해 잠복근무를 세웠지만 범인들을 잡는데 실패했다고 합니다.

지난 5일 새벽에는 지구사령부로 출근하던 군관이 자전거를 빼앗기고 뇌진탕으로 쓰러진 사건이 발생해 이들 강도들이 춘동 일대로 활동무대를 옮겼다는 소문까지 돌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고 이들은 주장했습니다.

한편 함경북도 청진시에서는 최근 복면을 한 강도들이 밤중에 집을 터는 사건이 꼬리를 물며 돈 있는 사람들을 공포에 몰아넣고 있습니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돈 많다고 소문난 사람들의 경우 대부분 독집(단독세대)을 쓰고 살기 때문에 강도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며 “집 전화도 가지고 있고 개도 기르고 있지만 강도들이 중국산 쥐약을 먹여 개들을 처치한 후 전화선을 절단하고 범행을 저질러 어찌할 도리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강도들이 스키모자(니트모자)를 쓰고 지렛대로 문을 뜯고 들어가 돈과 비싼 옷가지들을 빼앗는다며 무거운 물건들엔 손을 대지 않아 손쓸 새 없이 도망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가하면 함경북도 연사군 소식통은 “지난 1월 7일에 땔감을 해오던 나무꾼들을 밤새 밖에 세워두고 나무까지 모두 회수한 산림감독대 감독원 3명이 맞아 죽는 사건이 발생했다”며 “분노한 나무꾼들이 도끼와 몽둥이를 들고 달려들어 현장에서 2명이 즉사하고 나머지 한명도 생명이 위급한 상태”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들은 “이러한 살인사건들을 다 꼽자면 일일이 말하기도 어렵다”며 “세월이 어수선하니 살인을 비롯한 흉악한 범죄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북한의 현실을 개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