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이버섯 감소로 북한 주민들 시름 깊어져

요즘 북한은 전국적으로 송이버섯 채취가 한창입니다. 가을철 송이 채취는 북한 주민들에게 있어 중요한 돈벌이 수단입니다. 그러나 올해는 송이버섯이 전례 없이 감소해 주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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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서 9월은 송이버섯 채취로 바쁜 시기입니다. 주민은 물론 군인까지 동원될 정도입니다.

특히 송이밭으로 불리는 함경북도 칠보산과 함경남도 홍원군 일대에는 헬기까지 나서기도 합니다. 이 지역이 북한에서 가장 많은 송이가 수확되기 때문입니다.

북한에서 송이는 체제 유지를 하는데 중요한 외화벌이 수단입니다. 이에 따라 노동당 39호실이 주민들이 채취한 송이를 전량 매입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송이를 값싸게 매입하고 그 대가로 주민들에게 쌀이라든지 밀가루, 설탕가루 등을 줍니다. 북한에서 일반 주민들이 송이를 개인적으로 소비하거나 밀매를 하다가 적발되면 크게 처벌을 받는다고 탈북자들은 전합니다. 탈북자 이주도씨입니다.


이주도: 일반적으로 노동단련대, 교화소에 갈 수 있고요, 또 심지어 당국에서 밀매를 하지 말라는 포고가 내려왔을 때 적발되면 총살까지 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송이버섯은 보통 양지 바르면서 습기가 있는 곳에서 자랍니다. 그런데 올해 함경도 일대 강우량이 적어 버섯이 제대로 자라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반 주민들은 며칠씩 산 속을 헤매도 송이 그림자도 구경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합니다. 가뜩이나 경제난으로 어려운 주민들에게는 시름이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채취꾼들은 돈을 벌기 위해 송이를 시장으로 빼돌리기도 합니다. 심지어 국경지대에서 대량으로 밀반출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리고 있습니다.

당국이 매입해야 할 송이버섯이 값을 더 쳐주는 밀수꾼들에게 넘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 내 탈북 지식인 모임인 NK지식인연대 김흥광 대표입니다.

김흥광: 송이버섯이 (1kg당) 5천원에 거래되던 것이 물량이 적어지면서 최근에는 만5천원까지 값이 올랐다고 합니다.

시장에서 옥수수 1kg 가격이 900원인 점을 고려하면 송이버섯이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이 최근 들어 송이의 시장 유출을 막기 위해 송이버섯 채취허가서까지 발급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먹고 살기 힘든 주민들은 북한 당국의 이런 강력한 조치에도 계속 산에 오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