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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의원연맹의 초대 회장을 지냈던 나카가와 쇼이치 전 재무상이 4일 아침 사망한 것으로 밝혀지자 일본인 납치 피해자 가족들은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도쿄에서 채명석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나카가와 쇼이치 전 재무상이 4일 아침 자택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습니다. 정확한 사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경찰은 그가 건강상의 문제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나카가와 전 재무상은 2002년10월 초당파로 구성된 납치의원연맹이 발족하자 초대 회장에 취임했습니다. 나카가와 전 재무상은 또 아베 신조 총리, 아소 다로 총리의 측근으로 활동하면서 대북 제재 조치 발동에 앞장 서 온 인물입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장남 김정남이 2001년5월 위조 여권으로 나리타 공항에 입국하려다 체포되자 나카가와 전 재무상은 “납치문제 해결을 위해 교섭 재료로 남겨 둬야 한다”며 김정남의 강제 추방에 적극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일본인 납치 피해자 가족들은 지난 8월말에 치러진 중의원 총선거에서 납치의원연맹에 소속된 자민당 의원이 대거 낙선한데 이어 초대 회장을 지낸 나카가와 전 재무상이 급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큰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일본인 납치 피해자 가족들은 4일 민간 지원 조직인 ‘구출모임’과 합동으로 개최한 집회에서 나카가와 전 재무상에 대한 묵도를 올리며 그의 죽음을 애도했습니다.
가족 모임의 이츠카 시게오 회장은 “일본의 국회의원 중에서는 제일 먼저 납치 문제에 관심을 가져 준 정치가”라고 회상하면서 “우리는 이제 강력한 후원자를 잃었다”며 애석해 했습니다.
가족 모임의 사무국장 마츠모토 데루아키 씨는 “납치문제에 관심을 갖고 눈물을 흘렸던 정치가는 그가 처음이었다”고 회고했습니다.
요코다 메구미 씨의 모친 사키에 씨는 “나카가와 씨가 총선거에서 낙선했음에도 납치 피해자 구출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는 편지를 보내 왔다”는 일화를 소개하면서 “그가 죽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울먹였습니다.
한편 일본인 납치 피해자의 상징적 존재인 요코다 메구미 씨가 5일 45세 생일을 맞았습니다. 부친 시게루 씨와 모친 사키에 씨는 딸의 생일을 맞아 일본 언론과 회견한 자리에서 “메구미가 지금도 어딘가에 살아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고 말하면서 “시간이 더 가기 전에 정부는 납치 피해자를 구출하는 교섭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