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당국이 석탄가스화 공정에 성공함으로써 비료가 폭포처럼 쏟아진다고 자랑하던 평안남도 안주시의 남흥청년화학기업소에서 지난 4월말 큰 폭발사고가 나서 30여명에 달하는 노동자들이 사망한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습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보내드립니다.
친척방문을 위해 최근 북중 국경도시인 신의주시에 갔다는 김모씨는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지난 4월 23일 남흥청년화학공장 나프타공정에서 대형폭발사고가 발생해 30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숨진 소식을 전하며 북한 당국이 "소문이 크게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사고가 발생한지 엿새만인 4월 29일에 비료공정 준공식을 황급히 치르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신의주시의 또 다른 주민은 "남흥청년화학공장에서 대형산소분리기가 폭발했다는 소문이 크게 돌았다"며 "김정일의 남흥화학공장 방문도 폭발사고에 대한 대책을 세우기 위해서였다는 말이 돌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가하면 함경북도 회령시의 한 주민은 "지금 들어오는 비료는 전부 흥남비료공장에서 생산하는 질소비료뿐"이라며 "남흥청년화학에서 생산한 요소비료가 들어온다는 소식이 있었는데 공장이 폭발하는 바람에 요소비료생산이 중단되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모두 남흥청년화학공장에서 대형 폭발사고가 나 비료생산에 막대한 차질이 있다는 소식이 북한내부에 크게 돌고 있음을 확인해주었습니다.
한편 지난 6월 5일,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남흥청년화학공장 시찰소식을 전하면서 '주체비료가 꽝꽝 쏟아져'나오게 된데 대해 김 위원장이 대만족을 표했다고 자랑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의 선전과 달리 남흥청년화학기업소의 올해 비료생산 능력은 3만 톤에 불과하다고 현지주민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신의주를 다녀왔다는 주민 김씨는 "남흥청년화학공장에서 비료가 폭포처럼 쏟아진다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남흥청년화학공장이 올해 국가(북한당국)로부터 받은 비료생산량 계획은 10만 톤 밖에 안 되며 그나마 실제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은 3만 톤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김씨는 나프타 공정의 주요설비는 모두 프랑스 설비이기 때문에 아직까지 복구하지 못하고 있으며, 현재는 석탄가스화 공정을 이용해 요소비료 생산을 조금씩 하고 있긴 하지만 생산과정은 가내수공업(manufacture)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김씨는 남흥청년화학공장은 석탄가스화 공정을 이용하여 2012년까지 요소비료 100만톤 생산능력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여전히 건설 중에 있기 때문에 "지금 비료가 폭포처럼 쏟아진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지금 생산되는 비료도 전부 황해북도 농촌지역에서 다 소비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남흥청년화학공장에서 생산되는 비료가 왜 황해북도 농촌에만 보내지는지에 대해 김씨는 "김정일의 지시로 올해 황해북도가 군량미생산의 60%를 맡았다"며 "황해북도 농사가 잘 돼야 군대가 먹고 살 수 있기 때문에 그곳에만 지원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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