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나선시 개방 조기 실현 가능성 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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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림 북한 내각총리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북중경제협력 문제가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내외 상황이 불리해 북한이 개방을 할 수 없다는 지적입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최영림 북한 내각총리가 중국 동북 3성에 대한 방문길에 오르면서 북중 경제협력이 다시금 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한국 언론을 비롯한 외신들은 북한이 중국동북진흥 전략인 ‘창지투’, 즉 ‘장춘-길림-도문’ 개방 선도구 사업에 힘입어 북중간 경제협력을 구체화 할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이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5월에 이어 8월에 중국 동북지방을 방문한 후 중국정부와 중국 투자자들은 나선시 개방을 포함한 변경자유무역지대 건설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로선 북중간 경제협력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은 여전히 적은 것으로 파악됩니다.

우선 중국 동북진흥 전략의 관문이라 할 수 있는 동해로 뻗는 도로건설이나, 교량, 항만 공사 등이 진척되지 않고, 북한 당국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기 때문에 조기에 실현될 가능성은 적다는 것입니다.

중국 길림성 훈춘시에 거주하는 조선족 사업가 최남선(가명)씨는 “북한이 나선시를 개방한다, 중국이 동해항로를 개척한다는 말은 많지만, 현지 사정과 많은 차이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크게 지금 다른 변화가 없고 기업가들이 그쪽 방면에 대한 투자가 적고, 도로도 통하지 않고, 기미가 안보이니까 투자에 대해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국내에서 하기보다도 못한데요. 거기 나가게 되면 관세 같은 것도 있고 설비 같은 것도 수출해야 되니까, 자금이 들지 않습니까”

한편 북한 원정세관에서 나진항까지 통하는 60여km 구간의 도로공사도 한때 건설 붐이 일었지만, 지금은 몇 년째 공사가 중단된 채로 방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 씨도 북한 나선시에 나가 해산물과 농토산물 장사를 했지만, 지금은 수지가 맞지 않아 한국으로 진출할 생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중국 훈춘시 상무국의 한 간부도 “김정일 위원장이 중국에 와서 개방할 것처럼 큰 소리를 치고 갔지만 결국 돌아가선 꿩 구어 먹은 자리다”면서 “나라 지도자도 안됐는데, 북한 총리가 온다고 얼마나 진척될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대북 전문가들도 최 총리의 방중을 개방과 연결 짓기는 어렵다고 말합니다. 김광진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방문연구원의 분석입니다.

“북한이 생존을 위해서 쌀도 들여와야 하고 내년 1월 김정은 생일도 치러야 하니까, 당장 급한 불을 끄기 위한 급박한 상황일수 있죠. 그러나 국가차원의 정책변화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김 연구원은 북한이 미국 등 나라들과 대외관계가 좋아야 개방에 신경 썼지만, 지금처럼 악화된 상황에서, 그리고 모든 국정운영을 김정은 세습체제에 맞추고 있는 상황에서 내부 민심 안정이나, 체제불안을 우려해 북한이 대외 개방을 할 수 없을 거라고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