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뉴욕에서 리근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을 비롯한 북한 대표단을 만났던 슈와브(Schwab) 회장은 개인적 견해임을 전제로 북한이 6자회담을 버리고(abandon) 미국과 양자협상만을 원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측 입장에서도 6자회담의 틀을 완전히 깨지는 못하겠지만 6자회담 틀 내에서 북한과의 양자접촉에 더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슈와브 회장의 전망입니다.
Schwab: This would be an ideal situation for the North Korean, just negotiate with US because they trust US more than the others... (북한으로서는 미국과 양자 협상을 하는 것이 이상적일 것입니다. 개인적 견해지만 북한은 다른 6자회담 참가국들보다 미국을 더 신뢰하고 있다고 봅니다. 미국이 북한과 양자협상만 할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차기 오바마 미국 행정부는 6자회담 틀 내에서 북한과 양자회담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과거보다 미북 양자협상에 더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슈와브 회장은 6자회담 참가국 중 일본은 자국민 납치문제에 여전히 매달리고 있고 한국에는 북한에 강경한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 있으며 중국도 북한정권의 붕괴를 대비해 국경 경비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입장에서 볼 때 6자회담보다 미국과 양자협상을 벌이는 것이 더 유리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슈와브 회장은 이어 북한 입장에서는 핵을 보유한 상태로 미국과 수교하는 것이 이상적이겠지만 이는 6자회담에서 합의된 ‘행동 대 행동’이라는 원칙에 어긋나는 것으로 미국에 의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지난주 면담에서 북한 외무성 대표단은 북한이 ‘한반도의 비핵화’라는 합의를 지킬 의사를 밝혔지만 북한은 기존의 핵무기를 비롯한 모든 핵개발 계획을 포기하기 앞서 미국을 포함한 6자회담 참가국들로부터 최대한 많은 대가를 받아내길 원할 것이라고 슈와브 회장은 예상했습니다.
슈와브 회장은 북한이 특히 중요시하는 것은 자신의 안전보장을 확실히 담보하는 방안이라면서 앞으로 대북협상의 관건은 어떻게 북한이 안보와 관련해 갖는 우려를 불식하면서 북한 핵을 완전히 폐기할까 하는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슈와브 회장은 오바마 행정부의 등장에 대해 북한은 일단 "기다려보자(wait and see)"는 분위기라고 전하면서 부시 행정부 말기 2년간의 미국의 대북 협상기조가 오바마 행정부에서도 계속되길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NCAFP, 즉 전미외교정책협회는 지난 1974년 설립된 미국의 민간단체로 지난해 3월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을 미국에 초청한 것을 비롯해 2003년부터 모두 6차례 미국과 북한 간의 접촉을 주선해 왔습니다.
[NCAFP 조지 슈와브 회장 인터뷰 전문]
문: 북한이 차기 오바마 미국 행정부에 원하는 것은?
답: 일단 분위기는 기다려보자(wait and see)는 것이다. 북한 관리들은 부시 행정부의 지난 2년의 대북협상기조가 계속 유지되길 원한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문: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많은 변화를 예상하나?
답: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믿고 있다. 바람직하지 않은 시나리오는 북한이나 미국이 협상을 지연하는 것이다. 미국은 현재 북한과 신속하게 협상을 진전시켜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길 바라고 있다. 하지만 북한과 미국 어느 쪽이든 협상을 지연하면 부정적인 결과를 야기할 것이다.
문: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과 적극적인 대화에 나설까?
답: 그럴 것이라고 본다.
문: 오바마 행정부 임기 내 북미수교가 가능할까?
답: 그렇게 되길 원한다. 하지만 북한 핵폐기 합의의 3단계가 진전돼야 한다. 이 과정에는 북한이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의 폐기와 철저한 검증, 그리고 미북수교 등이 포함돼 있다.
문: 지난해 3월 인터뷰 당시 미국은 핵을 보유한 북한과 수교할 준비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는데 그 입장이 여전히 유효한가?
답: 그렇다. 최근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한 것도 이른바 ‘관계정상화’ 과정의 일부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앞으로 핵폐기 3단계 과정을 어떻게 신속히 완료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문: 북한은 핵을 보유한 채 미국과 외교관계 정상화하길 원하나?
답: 북한은 핵프로그램을 보유한 채 미국과 관계정상화를 하는 것이 이상적이겠지만 미국에 의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다. ‘행동 대 행동’ 원칙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문: 앞으로 북한과 핵폐기 협상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예상되나?
답: 일본은 납치자 문제를 계속 제기하고 있다. 남한의 이명박 정부는 전임 정부보다 북한에 더 강경한 입장이다. 중국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설 속에서 북한 정권의 붕괴를 우려하고 있고 북한의 대규모 난민유입에 대비해 국경지역의 경비를 강화하고 있다. 개인적 견해임을 전제로 앞으로 북한은 6자회담을 버리고 미국과 양자협상만 원할 것으로 본다. 하지만 미국은 6자회담 틀 안에서 북한과 양자대화를 할 가능성이 높다. 과거 베를린에서 미국과 북한은 매우 유익한 양자회담을 했다.
문: 오바마 행정부가 들어서면 미북 양자회담에 초점이 맞춰져 6자회담의 위상이 추락할 것이란 전망이 있었는데 그렇게 될 것이란 말인가?
답: 북한으로서는 미국과 양자협상만 하는 것이 이상적일 것이란 말이다. 개인적 견해지만 북한은 다른 6자회담 참가국들보다 미국을 더 신뢰하고 있다고 본다. 미국이 북한과 양자협상만 할지는 확실치 않다. 차기 오바마 미국 행정부는 6자회담 틀 내에서 북한과 양자회담을 할 가능성이 높다. 과거보다 미북 양자협상에 더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한다.
문: 지난주 북한 대표단은 북한의 핵폐기 의지를 밝혔나?
답: 북한은 ‘한반도의 비핵화’ 합의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내가 이해하기는 북한이 가지고 있는 핵무기를 포함해 모든 핵 프로그램을 폐기하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북한은 핵을 완전히 폐기하기 앞서 끝까지 많은 대가를 원할 것이다. 북한은 핵무기가 자신의 안보를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만 한다. 이 때문에 북한은 자신의 안전보장을 확실히 하기 위한 방안을 원한다. 앞으로 관건은 어떻게 북한의 안보 우려를 해소해 주면서 북한 핵을 완전히 폐기시킬 수 있는가 하는 문제다. 한 가지 방안은 일종의 동북아 안보체제에 북한을 편입시키는 것이다. 이런 노력이 꼭 필요하다.
문: 이른바 동북아 안보협력체제에 북한을 편입시키려면 북한이 먼저 핵을 포기해야 하지 않겠나?
답: 그것이 아마 조건이 될 것이다. 북한 핵폐기 3단계 협상에서 논의될 사안이다. 북한이 어떤 것을 원하고 또 그 대가로 무엇을 할 것인지 그 개요(outline)를 내놓을 필요가 있다. 미국이 원하는 것은 한반도의 비핵화이다. 미국이 아직 제대로 다루지 않은 것은 북한의 안보 우려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소시켜 줄 것인가 하는 부분이다.
문: 북한의 안보 우려 해소가 먼저인지 아니면 북한의 핵포기가 먼저인지가 문제일 것 같은데?
답: 순서를 정하기 어렵다. 협상 과정에서 논의될 것이다. 하지만 협상의 마지막 결과는 핵을 보유하지 않은 북한이 안보에 대한 우려도 없는 상황이 돼야만 한다.
문: 전반적으로 앞으로 미북관계의 전망을 어떻게 보나?
답: 기본적으로 긍정적일 것으로 본다. 하지만 협상과정에서 많은 굴곡(ups and downs)이 예상된다. 이러한 굴곡에 대비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