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당국의 감시를 피해 몰래 듣고 보는 외국방송이 북한주민의 사고방식을 변화시켰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홍알벗 기자의 보도입니다.
미국의 언론조사기관인 인터미디어(Inter Media)의 나다니엘 크레천 연구원은 '북한주민의 외부소식을 접하는 방식이 점점 첨단화되고 빈도가 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크레천 연구원은 미국 국립민주주의기금(National Endowment for Democracy)이 24일 워싱턴DC에서 마련한 언론토론회에서 북한의 언론상황을 전하면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크레천 연구원은 북한에 기근이 계속되면서 탈북자 수가 늘어남에 따라 외부에 관한 정보에 목마른 북한 주민들이 라디오를 비롯해 각종 정보저장장치 등을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탈북자의 말을 인용해 북한주민들은 외국언론이 그들의 생활 자체를 변화시키진 않았지만 적어도 그들이 삶을 어떻게 해석하고 바라봐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크레천 연구원: 사실은 지금이 북한의 내부사정에 관해 잘 알 수 있는 좋은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예전에 알 수 없었던 북한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탈북자들이 계속해서 알려주기 때문이죠. 북한에서 직접 겪었던 일을 알려주는 실질적인 정보창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외국소식을 접하는 방법 가운데 라디오가 21%, 텔레비전이 28%, 그리고 DVD가 63%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뉴미디어 이용률이 상당이 높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DVD는 주로 한국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데 이용되며, 신속한 정보가 생명인 뉴스는 여전히 라디오에 의존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크레천 연구원: 지도자를 비롯한 중앙정부의 변화에 발맞춰 어떠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최근 북한 당국관계자들은 뇌물을 받고 DVD나 USB 전자정보저장장치의 사용을 눈감아주고 있는 것도 재미있는 점입니다.
크레천 연구원은 앞으로 북한의 원활한 정보소통을 위해서는 새로운 정보유통경로 개발과 함께 정보 내용의 개발, 그리고 지속적인 북한의 변화 감지노력과 북한 당국과의 공식적인 접촉이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