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실험, 더 강력한 지진 유발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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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계속되는 북한의 핵실험으로 함경북도 길주군 뿐만 아니라 인근지역의 지반이 약화돼 더 큰 지진을 유발할 수도 있을 거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자입니다.

북한이 지난 2006년부터 올해까지 한 핵실험은 모두 6번.

이 가운데 2016년 1월과 9월, 그리고 올해 9월에 실시한 핵실험은 규모가 모두 5를 넘는 강력한 인공지진을 일으켰습니다.

그런데 한국기상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때부터 북한에서의 지진 발생횟수가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6년 북한에서의 지진 발생 횟수는 23회. 그리고 올해만도 20회나 됩니다.

강도가 약해 한국에서 포착하지 못한 지진까지 합하면 더 많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2005년부터 2015년까지 북한에서 발생한 지진은 평균 8회에 불과합니다.

이렇게 급격한 지진발생 증가는, 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해 핵 실험장은 물론 북한 전역의 지반이 약해졌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전문가는 지적했습니다. 한국기상청의 우남철 지진전문 분석관입니다.

우남철 분석관: 화강암이라고 하는 것은 지구를 구성하고 있는 암석들 중에 굉장히 단단하고 강력한 암석인데, 그런 지역은 지진이 잘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 지역에 대한 자세한 지질정보가 없어서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핵실험 후) 여진이 발생하는 것으로 봐서는, 그 동안 핵실험으로 인해 쌓였던 에너지로 인해 지진이 발생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앞으로 유의해서 그 지역을 모니터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핵 실험장이 있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지역은 단단한 화강암 지대지만, 반복되는 핵실험, 특히 최근 들어 이뤄진 규모 5 이상의 강한 충격 때문에 암반의 상당 부분이 원형을 잃고 파괴됐을 거란 추측을 낳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핵 실험장 인근에서는 여진이, 그리고 핵 실험장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서는 유발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겁니다.

우남철 분석관: 그 동안 쌓였던 자연적인 에너지에 인공적으로 들어 온 에너지까지 더해져서 또 다른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요. 인위적인 에너지가 보충되는 것이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지진보다 더 큰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도 충분히 점쳐볼 수 있습니다.

한편, 20일에도 북한 황해북도 평산 서북서쪽 24킬로미터 지역에서 규모 2.2의 지진이 발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