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영화사 해킹은 북한 소행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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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암살을 소재로 다룬 영화 '인터뷰'의 제작사를 해킹하고, 또 테러까지 저지르겠다고 위협한 조직을 북한 외에는 생각하기 힘들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자입니다.

미국 워싱턴에 있는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제임스 루이스(James Lewis) 연구원은 17일,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산하 한미연구소(US-Korea Institute)와 북한전문 웹사이트 38노스(38 North)가 마련한 토론회에서 지난 11월 미국의 영화사 '소니'를 상대로 한 해킹은 북한의 소행이 거의 확실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루이스 연구원은 최근 북한이 상당수준의 해킹능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 가운데, 오는 25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인터뷰'의 상영을 막으려는 북한의 정치적 목적이 배경을 이루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러시아 마피아와 같은 기존의 해커들은 금융사나 기업을 상대로 고객정보를 빼낸 다음 금전을 요구하는 공격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경우는 기업을 상대로 하면서도 정치적인 문제를 요구했다는 겁니다.

게다가 해킹 조직이 소니 사에 보낸 협박문과 북한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낸 영화상영 금지 촉구 서한의 내용과 문구가 흡사할 뿐만 아니라, 해킹 기술이 일반 소규모 해킹 집단이 할 수 있을만한 수준의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제임스 루이스 연구원: 미국을 상대로 사이버공격을 하겠다고 위협을 하는데 그들이 주장하는 수준의 강도 높은 테러를 실행할 수 있는 나라는 3-4곳 정도인데 북한은 아닙니다.

또한 전세계가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있는 글로벌 네트워킹 시대에 해킹은 어디서나 이뤄질 수 있다면서, 만일 일부의 주장처럼 소니 내부자가 미국에서 저지른 소행이라면 미국 수사 당국에 의해 금방 붙잡혔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해킹 기술은 돈만 있으면 암시장을 통해 얼마든지 거래가 가능한만큼 미국을 적대시하는 북한과 이란의 연관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됐습니다.

하지만 지난 16일 영화 '인터뷰'가 예정대로 상영될 경우 2001년 미국사회를 공포로 몰아넣은 9.11사태와 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라며 '영화관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라'는 해킹 집단의 테러 위협은 현실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제임스 루이스 연구원: 북한이 미국을 폭파시키겠다는 위협과 흡사한 협박이 최근 있었는데, 사이버공격을 통한 그런 테러가 일어날 위헙성은 '영', 즉 전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루이스 연구원은 "북한은 미국 백악관을 미사일로 공격하는 장면을 담은 유치한 내용의 선전선동 동영상을 만들어 왔는데, 이번 해킹 조직의 위협이 북한의 그것과 아주 흡사하다"면서 "사이버 공격을 통해서는 그러한 일을 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미국을 상대로 테러를 저지른다는 것은 어떤 형태로든 불가능한 일"이라고 일축했습니다.

한편 소니 해킹 사건을 계속 조사중인 미연방수사국(FBI)은 아직까지 해킹 및 협박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구체적인 정황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