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탈북자에 대해 태도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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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탈북자가 미국에서 북한에 있는 누나에게 편지를 보냈고, 편지를 받은 누나는 이 편지를 들고 북한 당국을 찾아가 동생과 상봉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아름 기자가 보도합니다.

1993년에 탈북한 김형덕 씨는 최근 중국에 있는 한 지인을 통해 북한의 둘째 누나로부터 편지를 받았다고23일 밝혔습니다.

한반도평화번영연구소의 김 소장은 이 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한 전화회견에서 미국 연수 중이던 2009년 4월 북한의 둘째 누나에게 편지를 보냈고, 그 편지에 대한 답신을 3년 만에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김형덕 소장: 2009년에 미국에 살 때 북한의 누나에게 편지를 보냈는데 7월에 이에 대한 답신을 인편으로 받았어요. 편지를 작성한 사람은 제 누나죠.

유독 눈길을 끄는 것은 둘째 누나가 쓴 편지의 내용입니다.

탈북자 김 소장의 누나는 이 편지에서 동생의 편지를 받은 후 북한 당국에 직접 찾아가 미국에 있는 탈북자 동생에게 편지를 받았고 그를 만나게 해달라고 부탁을 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북한 당국도 누나가 상봉을 위한 수속을 밟고 싶다고 한 데 대해 불이익을 주거나,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채 그냥 돌려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북한 당국은 김 소장의 누나에게 중국 내에 거주하는 가족이나 친척이 없다는 이유로 누나의 여권 발급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심지어 김 소장은 누나가 이 일이 있은 후에도 국제전화를 통해서도 미국, 한국에 소식을 알리려고 애썼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러한 정황들이 북한이 탈북자를 대하는 태도를 포함해 전반적으로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고 김 소장은 말했습니다.

김 소장: 미국에서 보낸 편지를 받은 누나가 가족상봉을 하기 위한 수속 절차를 밟으려 했다는 것은 탈북자 가족을 대하는 북한 당국의 태도가 과거에 비해 훨씬 유연해졌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또 김 소장은 미국에 있을 때 가족들을 만나러 북한을 방문하고 싶다며 뉴욕의 유엔 북한대표부에 요청했고, 영주권과 시민권을 획득하면 추진해보겠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