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영화에 로맨스 장면 넣기 힘들었다”

앵커: 북한과 외국의 공동 영화 제작은 다른 국가에서의 영화 제작과는 달리, 남녀가 사랑하는 장면에 규제가 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아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과 외국이 공동 제작한 영화가 국제적 관심을 불러 일으킨 가운데, 서양과 북한의 첫 합작 영화인 로맨틱 코미디물 '김동무, 하늘을 날다'의 닉 보너 (Nick Bonner) 감독은 북한 영화를 만들기 전에 '로맨스, 즉 사랑을 묘사한 장면을 위해 싸워야 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9일 인터넷을 통해 공개된 'USC 한국 영화 페스티벌'의 '북한 영화' 관련 세미나 동영상에서, 북한 영화를 제작하러 평양에 들어 갔을 때, 북한 측 영화 제작소 감독과 제작자는 "북한의 영화에는 맞지 않다"면서 남녀가 손을 잡는 다거나, 입맞춤을 하는 장면 등 사랑을 묘사하는 상당수의 장면을 계속 수정해야 하고, 빼내야 했다고 전했습니다.

닉 보너: 벨기에,즉 벨지끄와 평양에서 쓰여진 각본을 보고 북한의 영화 감독과 스튜디오 감독은 이미 이 정도의 로맨스는 (북한 주민들의 정서 등을 고려해) 들어갈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 세미나 참석자가 '북한에서 영화를 만드는 것 자체가 북한 당국과 관련 없이 이루어 질 수 없지 않냐'고 묻자, 보너 감독은 '북한 당국은 전혀 영화 각본 등에 대해 어떠한 의견이나 압력도 넣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보너 감독은 솔직히 북한 당국이 어떤 식으로 주민들에 이러한 영화를 소개하거나 선전할 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북한 주민들이 영화의 재미있는 장면들을 보면서 즐기고 웃었다고 들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더해, 북한에서 북한과 외국 합작 영화가 얼마나 많은 주민들에게 상영될 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북한 주민들을 위해 만들어 졌다고 알려진 합작 영화 '김동무, 하늘을 날다' 는 평양 주민들은 4만 명 정도가 관람했고, 그리고 개성에서도 일부 북한 주민들이 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단지, 북한의 대다수의 주민들이 영화를 자유롭고 여유롭게 즐기지 못하는 현실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해외에서 제작되는 북한 관련 영화는 북한 주민들이 보지 못한다는 점이 북한 영화계의 한계로 지적됐습니다.

올해 말 개봉 예정으로 미국에서 제작되는 북한 김정은 풍자 영화 'Interview'를 북한 당국과 주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한 한 세미나 참석자의 질문에, 보너 감독은 "일부 북한 당국자들은 이 영화를 알게 되겠지만, 평범한 주민들은 이 영화를 보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북한에는 인터넷 등 해외 영화를 접할 수 있는 환경이 제한돼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김동무, 하늘을 날다'의 앤저 데일만스 감독은 북한에서는 영화에 대한 예산 모금 자체가 거의 불가능해, 모두 자체 조달했으며, 기술적인 제작은 벨기에, 즉 벨지끄 등에서 완성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바바라 주립대학(Santa Barbara)의 김숙영 교수는 북한과 외국의 영화 제작은 내용과는 무관하게 고무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예를 들어, 최근 미국 영화제작자와 북한 간의 합작영화 '산너머 마을'도 최근 소개됐다면서, 이러한 해외 합작 영화가 외국과 북한 간 문화, 시각 차를 좁히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