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영국의 국제 민간 단체가 북한에서 5만달러를 투자해 두루미를 보호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먹을 식량이 없어 두루미들을 위한 알곡 조차 남지 않은 열악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유기 농법 개선, 산성 토양에 적합한 씨앗 제공, 고구마 재배법 전수 등 다양한 식량 증대 활동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정아름 기자가 보도합니다.
전 세계에서 희귀 조류를 보호하는 활동을 해온 국제 기구인 영국의 '국제조류보호연맹'의 조지 아치볼드 박사는 1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미화로 5만달러를 투자해 북한의 강원도와 황해남도 강령군 등에서 두루미 보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 사업의 주요한 부분이 식량 증산 사업이라면서, 유기 농법을 통해 농업 생산량을 늘리고, 이를 통해 두루미가 먹을 수 있는 알곡을 남기고 서식지를 보존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사업은 북한의 열악한 식량사정과 서식지를 침해하는 환경 탓에 두루미들이 대부분 다른 장소를 찾아 더 남쪽으로 날아가는 것을 방지하고 북한에서 머무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입니다.
'국제조류보호연맹'은 식량 증산 사업을 위해유기 농법을 전수해 준 강령군에는 루멕스 K1이라고 불리는 식물의 씨앗을 제공했다면서, 강령군 특유의 산성 토양에도 잘 자랄 수 있는 종류라고 d리 단체의 아치볼드 박사는 설명했습니다.
또 북한 농부들에게 고구마가 빨리 뿌리를 내릴 수 있게 하는 재배와 추수법도 전수하고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단체는 캐나다와 북한 조류학자들이 공동으로 두루미 서식지를 보존하기 위한, 숲 조성 사업도 진행했습니다.
아치볼드 박사는 지난해 12월 북한에 가 젊은 조류학자들과 과학자들을 만나고, 강령군을 비롯해 안변군과 청천강 주변을 방문해 두루미 서식지 및 사업을 점검하고 왔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겨울에는 북한을 방문할 계획이 아직 없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아치볼드: 비무장지대와 철원지역에서 겨울을 나는 두루미가 통과하는 안변 지역의 서식지를 보존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이 단체가 북한에서 펼치고 있는 두루미 사업 중 하나는 '공중 교육 사업'을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 두루미의 보호가 중요하다는 점을 교육하는 일로 알려졌습니다. 이 사업은 이 주제와 관련한 홍보성 책자와 전단지를 발간해서 북한 주민들에게 배포하고, 관련 교육 세미나 등을 주최하는 것을 포함합니다.
그는 이어 2013년 방북 당시, 2008년 이후 볼 수 없었던 붉은 머리 두루미를 보았다면서도, 현지 주민들을 통한 조사를 통해 1950년대 약 80마리의 두루미가 겨울에 날아들었던 것과 비교해 1980년대에는 그 수가 절반으로 줄어들었다고 전했습니다. 심지어, 1990년대에 들어서는 식량난 등의 이유로 20여 마리로 급격히 두루미들이 줄어 들었다면서 북한의 두루미가 멸종의 위기에 처했다고 아치볼드 박사는 주장했습니다.
주로 두루미와 재두루미들은 늦가을부터 겨울까지 중국이나 러시아의 추위를 피해 비무장지대로 날다가 북한 지역에 머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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