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통일 후 유엔 역할 중요”

0:00 / 0:00

앵커: 유엔이 한반도 통일에 다방면에 걸쳐 중대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됐습니다.

뉴욕에서 정보라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과 한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한반도에서 유엔의 역할이 '중대하고 막대하다'고 결론지었습니다.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학 웨더헤드 동아시아연구소가 유엔한국대표부의 후원으로 4일 맨하탄 웨스틴호텔에서 개최한 전문가 토론회는 한반도 통일에 있어 유엔의 역할을 집중 분석했습니다.

'유엔과 한반도: 과거, 현재, 미래의 역할'이라는 제목의 토론회에는 브루킹스연구소의 에반스 리비어, 전미외교협회 스캇 스나이더,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 윌리엄 뉴콤, 터프츠대학 플레처 법.외교대학원 이성윤 교수,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 등이 토론자로 나섰습니다. 사회는 수 미 테리 컬럼비아대학 웨더헤드 동아시아연구소 선임연구원이 맡았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붕괴 후 남북이 통일되면 유엔이 지역 안보와 평화 유지 차원을 넘어 대규모의 인도주의적 지원, 인권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걸쳐 중대적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는 데 입장을 같이 했습니다.

2차대전 종결 직후인 1947년에도 유엔이 한반도 통일과 독립을 위해 민주주의 방식의 자유 선거를 치르도록 임시한국위원회를 설립하는 등 중대한 개입을 한 선례가 있듯, 한반도 통일 후에도 유엔의 역할은 절실해진다는 지적입니다.

터프츠대학 이성윤 교수의 말입니다.

이성윤 교수: 실제로 통일 과정은 장기간에 걸친 프로젝트로 군인, 평화운동가, 법률자문가, 행정가, 인도주의 및 인권 전문가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수 만 명이 개입될 것입니다. 마치 1948년 유엔의 감독 하에 한국에서 최초로 민주주의 원칙에 의해 선거가 치러졌듯이 통일 후 한반도도 유엔의 개입이 절실한 상태가 될 것입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에반스 리비어 선임연구원은 통일 후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도주의 지원 문제가 심각할 것이라며 이때를 조용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통일 한반도에서 유엔의 개입과 역할은 엄청나게 중요합니다. 북한 정권 종식 후 유엔과 한국 정부와의 협력은 필수불가결하지요. 특히 북한 주민들의 필요를 채워주는 일은 마치 인도주의적 지원 전쟁처럼 엄청난 과업이 될 것입니다. 이때 유엔 산하 국제기구들이 주요 임무를 담당하게 될 것입니다. 한국 정부와 유엔 관계자들에게는 지금이야말로 그 때를 미리 준비할 수 있는 좋은 시기입니다.

스캇 스나이더 연구원도 "현재 북한에서 활동 중인 여러 유엔기구들이 통일 후 한반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인권과 인도주의 지원에 대한 유엔의 비중이 늘어날 것을 전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최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북을 취소한 것과 유엔 인권조사위원회의 COI보고서에 대해 보이고 있는 반응 등을 종합해 볼 때 유엔의 활동에 상당히 긴장하는 분위기라고 지적하면서 유엔의 대북제재의 중장기적 효력 및 중요성에 대해서도 뜻을 함께 했습니다.

뉴욕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정보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