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의 부시 정책연구소가 향후 10년을 목표로 하고 올해 처음으로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 중 고등교육을 받기 원하는 이들에게 '북한자유장학금(North Korea Freedom Scholarship)'을 지급해 화제가 되었는데요. 수혜자 가운데 대학에서 기술정보 분야를 공부하는 서철용씨는 장래 해킹 방지 프로그램을 개발해 북한의 사이버 테러를 막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밝혔습니다.
뉴욕에서 정보라 기자의 보도입니다.
서철용: 저는 조선에 있을 때부터 기계 만지는 것을 좋아했어요. 다른 건 하면서 스트레스도 받고 힘들고 그런데, 기계나 제품들을 만지면 신이 나고요. 지루한 감이 없어요.

재임 시절 탈북자들을 직접 만나는 등 북한 인권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던 미국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을 기념하는 부시센터 산하 부시 정책연구소가 지급하는 ‘북한자유장학금’의 첫 수혜자 서철용씨는 북한에 있을 때부터 남다른 손재주를 지녔습니다.
주위에서 "만지지 말라"는 말만 줄곧 듣던 서씨의 유년시절은 기계를 해체하고, 조립하고, 고치면서 점차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습니다.
서철용: 뭐 만지지 마라. 저만 만지면 깨진다고 만지지 말라는 그 말만 들었어요. 재봉틀하고 손목시계들을 주로 갖고 놀면서 고쳤어요. 7~8살 때였는데 특별히 놀 게 없으니까 그런 것들이 장난감이었지요.
2005년 가족과 함께 북한을 탈출한 서씨는 제3국행을 위해 중국에 잠시 머무는 동안 목제공장에서 일하면서 기계 사용법을 연구하면서 터득했습니다.
또 북한에서 말로만 듣던 컴퓨터도 중국에 있을 때 PC방, 일명 게임방을 통해 처음 접했고, 미국에서 살려면 컴퓨터를 반드시 배워야겠다고 생각하면서 혼자서 컴퓨터를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2009년 미국 로체스터에 정착한 서씨는 지금까지 100대가 넘는 컴퓨터를 무료로 고쳐줬습니다.
서철용: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 반까지 영어학원을 다녔어요. 집에 오면 3시 반 돼요. 그 다음에 파트타임으로 (맥주공장에서) 청소하는 일을 했어요. 일 끝나고 집에 오면 7시 반. 그때부터 오전 5시 반까지 컴퓨터를 만졌어요. 잠시 8시까지 잠자고 다시 또 학교 가는 거죠. 그렇게 몇 개월 하다 보니까 많이 배우더라구요.
당시 컴퓨터를 공부할 때 이용한 유일한 학습 도구라면 바로 세계 최대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였다고 서씨는 털어놨습니다.
컴퓨터가 좋아 대학에서 전공도 정보통신학을 택한 서씨는 현재 뉴욕 로체스터에 있는 먼로커뮤니티칼리지에 재학 중이며 내년 봄학기 졸업 후 로체스터공과대학에서 공부를 더 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특별히 그는 해킹 방지 프로그램을 연구, 개발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서철용: 제가 컴퓨터를 배워서 지금까지 제일 하고 싶은 것이자 앞으로도 계속 할 일이 해킹 방지 프로그램, 특별히 한국어와 영어로 되는 그런 프로그램을 짜는 게 제 소원이에요. 꿈은 이루어진다고 했으니까요.
서씨는 대학 졸업 후 미 공군에 입대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서철용: 미국은 아직도 세계적인 강대국이잖아요. (군대에) 미국 정부가 쏟아 붓는 예산이 엄청나구요. 제일 하고 싶은 것이 비행기 조종이고요. 군에 들어가면 보장된 직업이니까요.
컴퓨터 수리와 함께 간단한 자동차 정비 기술까지 갖고 있는 서씨는 4년 경력의 스시 요리사이기도 합니다.
부시 정책연구소가 첫 장학금 수혜자로 선정한 8명 중 한 명인 서씨는 올해 2천달러를 지원받았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비싼 대학 등록금 마련을 위해 학교 다니면서 파트타임으로 샤핑몰 안에 있는 스시 가게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서씨는 탈북 후 북한 소식을 접할 때마다 고향에 남아있는 친구들을 떠올리며, 언젠가 북한에 있는 사람들에게 컴퓨터를 가르치고 싶다는 소박한 꿈을 밝혔습니다.
뉴욕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정보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