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남한상품의 반입과 거래를 철저히 금지하고 있는 북한이 최근에는 미국제품과 일제상품의 거래를 일부 제한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북한당국이 남한상품의 거래 및 유통을 완전 금지한 데 이어 장마당에서 미국과 일본상품 거래를 제한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이 소식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한 평안북도 주민 소식통은 "가뜩이나 장마당 경기가 시원치 않은 시기인데 미제와 일제상품 거래를 단속한다고 규찰대가 떠들고 다니는 바람에 장마당 경기가 더욱 꽁꽁 얼어붙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미제와 일제상품을 비롯해 외국에서 들여온 상표를 떼어 낸 중고 의류의 거래도 규제하는 것으로 알고있다" 면서 "상표를 떼어낸 다음 중국을 거쳐 반입된 외국 의류제품의 유통경로가 막혀버렸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상표가 아예 없는 의류를 파는 상인은 중고 의류라고 주장하고 단속하는 규찰대는 남조선 제품이기 때문에 상표를 떼낸 것 아니냐며 옥신각신하는 일이 비일비재 했다" 면서 "이런 시비를 없애고 남조선 제품으로 추정되는 의류의 유통을 단속하기 위해 상표 없는 의류제품 거래를 금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에볼라 정국으로 북한상인들의 발길이 뜸해진 데다 북한당국이 최근 장마당에서 미제와 일제상품 거래를 금지한다는 소식을 접한 중국의 접경지역 상인들은 이 소문에 대해 사실확인을 하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단둥의 한 주방용품 상점주인 류씨는 "이 소식(미제와 일제상품 거래 금지)이 사실이라면 장사에 큰 타격이 올 것 같다"고 울상을 지었습니다.
류씨는 "북조선 상인들의 부탁으로 남한상품의 상표를 제거하거나 미제나 일제상표를 대신 부착해 판매하는 상품이 많았는데 앞으로는 이런 방법도 통하지 않을 것 아니냐"고 우려했습니다.
남한상품이지만 상품에 한글은 없고 영문으로만 씌어 있는 쿠쿠(CUCKOO)전기밥솥 같은 전자제품들은 북한세관에서도 지금까지 별 문제없이 통관을 시켜주었는데 미제와 일제 상품까지 단속한다면 앞으로 이런 상품들도 북한에 반입이 어려울 것이라는 얘깁니다.
이밖에 지금까지 별 말썽 없이 북한에서 판매되던 미제와 일제 중고 노트북 판매상인들도 일제와 미제품 판매금지가 실제로 시행된다면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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