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수도 평양의 관문이라 할 수 있는 남포항에서 가장 중요한 시설로 꼽히는 '서해갑문'이 심각한 전력난으로 인해 작동을 멈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평안남도 남포와 가까운 송림이 고향이라는 북한출신의 화교 소식통은 최근 "서해갑문(西海閘門)이 북한의 심각한 전력난으로 인해 작동을 중단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이같은 소식을 중국방문차 나온 고향 친척으로부터 전해 들었다는 이 소식통은 "서해갑문이 10월 하순경부터 전기가 끊겨 작동을 멈추는 바람에 갑문 안쪽에 있는 물이 바다 쪽 물과 서로 통하지 않아 갑문 안의 물이 부패하여 심한 악취가 주변에까지 진동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해갑문'은 '남포갑문'이라고도 불리우며 남포항의 최대 시설물로 3개의 갑문과 36개의 수문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밀물과 썰물시 수면의 단차가 심한 서해안의 특성 때문에 밀물 때는 수문을 열고 썰물 때는 수문을 닫아 남포항의 수위를 조절하는 게 서해갑문의 역할인데 전력난으로 수문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으면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이와 관련 또 다른 평안남도 주민소식통은 "(서해)갑문이 제대로 작동을 하지 못하면 서해갑문을 지나 대동강 하류부근에 자리하고 있는 송림항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면서 "결과적으로 송림항에 드나드는 선박운항에도 지장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1981년부터 86년까지 약 6년간의 공사끝에 완공한 '서해갑문'은 북한이 건설한 대형시설물 중 최대규모로 꼽히고 있으며 북한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 시설에 대해 자랑해왔습니다. 또한 북한을 방문하는 주요 외국인사들과 외국인 관광객의 관광 코스로도 활용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지난 2007년 10월, 남한의 노무현 대통령이 방북했을 당시 북한당국은 이 서해갑문을 노무현 대통령과 수행원은 물론 동행한 남한의 언론사 기자들에게까지도 자랑스럽게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양출신 탈북자 이 모씨는 "남포갑문은 건설과정에서 수많은 희생자를 냈고 한편으로는 수많은 노력 영웅들도 탄생시킨 지금까지 북한 정권이 벌린 최대의 건설 공사였다"면서 "희생자들의 원혼이 깃들어있는 서해갑문마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면 북한의 전력난이 어느 정도로 심각한지 짐작이 된다"고 꼬집었습니다.
이 밖에도 북한의 전기부족의 심각성에 대한 소식이 계속 들려오고 있습니다.
중국의 또 다른 대북 소식통은 "심각한 전력난으로 북한철도가 거의 마비된 상태라는 얘기는 잘 알려져있다"면서 "국가 기간시설인 통신기지에도 전기가 제대로 보장되지 못해 평양시를 제외한 지방은 집 전화와 휴대전화도 하루에 몇 시간씩 불통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문제는 이처럼 심각한 전력난이 해소되려면 수력발전소 댐의 물을 다시 채워야만 하는데 비가 많이 내리는 여름까지 앞으로도 몇 달을 더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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