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원산 고속도로 시간당 주행거리가 25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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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당국의 부실한 도로관리로 인해 고속도로에서 대형 교통사고가 빈발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한겨울에는 차량의 거북이 운행으로 고속도로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해 12월 한 달 가량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중국의 한 사업가는 "조선의 도로 관리가 워낙 엉망이어서 특히 겨울철에 대형교통사고가 많이 발생한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북한의 도로 중 가장 양호한 도로로 알려진 평양-원산 간 고속도로는 총 172km로 알려져 있는데 아침 9시에 승용차로 평양을 출발해 오후 4시 넘어서야 원산에 도착했다"면서 "7시간이 걸린 셈이니 시간당 30km의 속도도 내지 못한 셈"이라고 자신의 경험을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당시 평양에서 원산으로 가던 날은 몹시 춥긴 했지만 맑은 날이었다"면서 "하지만 며칠 전에 온 눈을 사람들을 동원해서 치우고 있는데 얼어붙은 눈을 호미로 쪼아 삽으로 긁어내는 것을 보고 내 눈을 의심할 지경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조선을 대표하는 고속도로임에도 파손된 곳이 너무 많아 자동차가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었다"면서 "평양에 고층아파트는 열심히 지으면서 파손된 고속도로를 그대로 방치한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중국방문길에 나선 평안북도 주민 소식통은 "특히 겨울철에 대형 교통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것도 부실한 도로관리 때문인데 지금까지 당국에서는 도로관리 문제를 한번도 거론한 적이 없었다"면서 "한번은 김정은이 운전대가 오른쪽에 있는 일제 중고차량 때문에 사고가 많이 난다고 말해 일제 차를 모두 없애라고 요란을 떤 적이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운전대가 오른쪽에 있는 일제 차가 이젠 거의 사라졌는데 올 겨울에 발생하는 대형 교통사고에 대해서는 무슨 이유를 댈 것인지 궁금하다"고 비아냥거렸습니다.

평양출신 탈북자 김모 씨는 "평양-원산간 고속도로는 중앙분리대 1개 차선을 포함해 5개 차선으로 되어있는 구간이 여러 곳 있다"면서 "이 구간은 전시에 군용기 활주로로 사용하기 위해 넓혀놓은 것인데 고속도로 파손구간을 그대로 방치했다면 전시용 비상활주로를 사용할 수 없다는 말이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씨는 대북제재로 건설자재와 도로포장용 아스콘 수입을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당국의 정상적인 도로관리가 어려울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