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관료들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앞세워 주민들을 괴롭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관료들의 횡포에 저항하는 주민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사법기관원 등 관료의 무리한 요구에 복종할 수밖에 없었던 북한주민들이 최근들어 관료들의 부당한 요구에 대해서는 조금씩 저항하기 시작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하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평양 주민 소식통은 "요즘엔 장마당에서 보안원이나 시장 단속원에게 삿대질을 하며 대드는 아낙네들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면서 "이럴 땐 주변 사람들도 합세해서 단속원을 몰아붙인다"고 밝혔습니다.
"10호 초소를 통과할 때도 짐 검사 등이 지나치게 까다로우면 '검사고 뭐고 차라리 다 가져가라'며 짐 보따리를 내 던지며 악을 쓰는 사람도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이런 모습은 몇 년 전만 해도 보기 어려운 광경"이라면서 "이제는 조선 사람들도 (관료들에) 무조건 숙이지는 않는다"고 언급했습니다.
라선을 자주 드나드는 중국의 한 기업인은 "도로에서 교통단속 보안원이 오토바이만 보면 돈을 뜯기 위해 무조건 호루라기를 불며 서라고 요구를 하는데 서지 않고 그냥 달아나는 경우가 절반이 넘는다"면서 "얼마 전만 해도 감히 보안원의 단속을 무시하는 경우는 보기 힘들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내가 라선에서 단골로 이용하는 택시 운전수가 교통 보안원이 차를 세우며 자신의 목적지까지 차에 태워줄 것을 요구하자 '외국 손님이 타고 있어 안 된다'고 한마디로 거절했다"면서 "이런 경우도 예전에는 있을 수 없던 일이라 상당히 놀라웠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우리 내부에서도 요즘엔 보안원들이 부당한 횡포를 부리면 '인권위반'이라고 대드는 사람도 생겨났다"면서 "원래 우리 조선사회는 '인권'이라는 단어 자체를 모르는 사회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같은 관료들에 대한 주민들의 저항의식에 대해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 이 모씨는 "아직은 미미하지만 북한주민들도 관료들의 횡포에 대한 저항의식에 눈을 뜨고 있다는 징후"라면서 "유엔을 비롯한 외부세계에서 북한인권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한다는 사실이 알게 모르게 북한주민에 전달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풀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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