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에선 ‘정은’과 비슷한 이름도 못갖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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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당국이 김정은 제1비서의 이름인 '정은'과 그 부인의 이름인 '설주'를 일반주민들이 사용하지 못하게 한 데 이어 최근에는 '정은'과 발음이 비슷한 '정운'과 '정훈'이라는 이름까지 사용을 제한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일반주민들이 '정은'과 '설주'라는 이름을 갖지 못하도록 조치하고 이미 이런 이름을 갖고있는 사람들도 개명을 하도록 한 북한 당국이 최근에는 '정운'과 '정훈'이라는 이름도 여기에 포함 시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중국에 나온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신생아가 태어나 동사무소에 출생신고를 하러 갔다가 '정운'이라는 이름과 '정훈'이라는 이름 때문에 등록을 못한 사람들이 여럿 있다"고 전했습니다.

정운이나 정훈이라는 이름 말고 다른 이름으로 출생신고를 하도록 한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정운이나 정훈은 글자 상으로는 정은과 엄연히 다르지만 이름을 빨리 발음하면 '정은'이라는 이름과 비슷하게 들리기 때문일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 같은 지침이 공식문건으로 하달되었느냐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문에 소식통은 "그런 문건이 내려왔다 해도 일반주민들이 직접 볼 수는 없는 일"이라며 "상부의 지침 없이 말단 동사무소 직원이 자기 마음대로 이런 지시를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주민 소식통도 "출생등록을 하는 과정에서 이런 이름은 등록시켜주지 않는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하지만 이미 '정운' 이나 '정훈'과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들에게 아직 개명지시가 내려오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정운'과 '정훈'이라는 이름을 부르면서 이놈 저놈 한다든지 욕을 한다면 마치 '정은'이에게 막 대하는 말처럼 들릴 수 있기 때문에 발음이 비슷한 이름들(정운, 정훈)도 모두 개명하라는 지시가 내려올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소식통들은 북한에서 '정운'이나 '정훈'은 '정은' '설주'와 함께 아주 흔한 이름인데 이런 이름을 가진 사람들이 모두 이름도 바꾸고 신분증을 바꿔야 하는 매우 시끄러운 일을 겪게 되었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에선 현재 "일성, 정일, 정은, 설주"라는 4개의 이름을 일반 주민들이 사용하지 못하게 되어 있는데 여기에 '정훈'과 '정운'이 포함될 경우, 일반 주민들이 사용하지 못하는 이름은 6개로 늘어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