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정남 피살사건 이후 중국인 사업가들 중 북한방문 계획을 연기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매달 한 차례 정도 북한의 나선경제특구를 방문하고 있는 중국의 한 사업가는 "다음 주 초에 나선특구를 방문할 계획이었는데 일단 방문일정을 미루고 사태를 좀 더 지켜볼 생각"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북한과의 오랜 교류를 통해 북한의 분위기가 좋지 않을 때는 가급적 방문을 자제하는 게 좋다는 것을 터득하게 되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소식통은 "김정남이 피살된 사건은 북한으로서는 엄청난 사건인데 북한 당국이 이 사실을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았을 것이고 이럴 때는 외국인에 대한 감시가 대폭 강화될 것이 뻔하다"면서 "괜히 이런 때 북한에 들어갔다가 무심코 말 한번 잘못했다간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북한에 들어가면 호텔 종업원이나 택시 운전수 등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보위부 요원이라는 생각으로 극도로 말조심을 해야 한다"면서 "이런 판국에 공연히 북한에 들어가서 김정남이라는 말 한마디 했다간 다시 나오지 못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2. 16 김정일 생일 행사 직후 평양을 방문하려던 또 다른 중국인 사업가도 "평양 방문 일정을 한 달가량 뒤로 미뤘다"면서 "현재 북한을 둘러싼 분위기가 아주 엄중해서 몸조심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처럼 북한을 들어가려고 생각하던 사람들이 방문 일정을 뒤로 미루는 현상은 중국을 드나들며 보따리 장사를 하는 북한거주 화교들도 마찬가지 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양에 살고 있는 시동생이 중국에 온 지 한 달가량 된다는 중국 단둥의 한 주민 소식통은 "2.16 행사가 끝나자마자 돌아가려던 시동생이 조금 더 사태를 지켜보고 난 후 되돌아가겠다고 한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시동생은 김정남 피살 사건 때문에 북한 내부가 상당히 시끄러울 것이고 이럴 때 북한에 다시 들어가면 극도로 언행을 조심해야 되기 때문에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고 불평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북한사람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중국 선양 시타지에(西塔街)나 단둥의 현지 주민들은 김정남 피살사건 이후 거리에 나다니는 북한 사람들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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