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외교관 음주운전에 중국인 3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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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 주재 북한 외교관이 만취 상태에서 운전을 하다 중국인 3명을 사망케 한 사건이 발생해 해당 공관이 북-중 관계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설 명절 하루 전인 지난 2월 7일 선양 주재 북한 총영사관 단둥지부 소속 영사가 만취 상태로 운전을 하다 택시와 정면 충돌해 중국인 3명이 사망한 사건이 단둥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사건 소식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한 중국 단둥의 한 주민 소식통은 "이 사고는 지난 7일 저녁에 만취한 영사가 중앙선을 침범해 운전을 하다가 마주오던 택시를 들이받아 택시운전사와 승객 2명 등 3명이 사망한 사건"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고가 발생한 지난 2월 7일은 중국의 최대 명절 춘절(설명절)을 하루 앞둔 날이며 북한이 광명성 4호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강행한 날입니다.

이 소식통은 "이날(2/7일) 단둥주재 북한 공관원들과 고위급 주재원들이 한데 모여 광명성 4호 발사 성공을 자축하는 모임이 있었고 모임이 파하자 만취 상태의 영사가 무리하게 운전을 하다가 일으킨 사건으로 단둥 시민들이 분개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단둥 현지의 또 다른 소식통은 "이 사고를 일으킨 영사는 사망자 1인당 50만 위안(약 8만 달러)씩 150만 위안이라는 거액을 배상해야 하는 처지에 몰려 있다"면서 "돈을 마련할 길이 없는 영사와 그가 소속된 선양 총영사관 단둥지부에서는 산하 무역주재원을 상대로 강제 모금을 하고 있어 주재원들의 원성까지 사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습니다.

한편 북한 주재원의 음주와 관련된 사건이 이 사건 말고도 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상하이의 한 소식통은 "지난해 9월 상하이 주재 북한 상사원 이 모씨가 만취한 상태에서 택시기사와 요금문제로 시비를 하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공안원을 폭행한 사건도 있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이 사고를 일으킨 북한 상사원 이 모씨는 최고 통치자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노동당 39호실이 운영하는 회사 소속이고 그의 아버지는 전직 노동당 고위급 인사"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처럼 북한의 해외 주재원들이 불미스런 사고를 일으키는 것은 특권층 출신인 이들의 준법정신 부족과 북한에서 하던 교만한 행동이 해외에서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소식통들은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