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선 경제특구에 중국인 발길 끊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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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사일 시험발사와 김정남 암살 사건으로 요즘 북-중간의 분위기가 냉랭해지면서 북한의 나선 경제특구를 방문하는 중국인들의 발길이 거의 끊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월 나선경제특구를 다녀온 한 중국인 사업가는 "요즘 나선경제특구에서 중국인 사업가를 만나기가 어렵게 되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중국인 사업가들의 방문이 끊기다 보니 옌지(연길)시에서 나선까지 하루에 한 차례씩 왕복 운행하던 대형버스도 손님이 없어 지금은 운행을 중단한 상태"라고 소식통은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정기편 버스가 운행을 중단해버리자 한 중국인이 이따금씩 나선에 들어가려는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6인승 멘보차(승합차)를 투입해 훈춘시 취안화(권하)해관에서 나진까지 편법 운행을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처럼 나선을 방문하는 중국인들의 발길이 끊긴 것은 지난달(2월)에 말레이시아에서 발생한 김정남 암살 사건이 터진 이후 부터"라며 "게다가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까지 감행하자 나선을 방문하려던 중국인들이 발길을 멈추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날씨가 풀리기 시작한 이때 쯤이면 하루에 중국인들이 최소 100명은 넘게 나선을 방문하는 것이 정상"이라며 "현재와 같은 분위기라면 나선을 찾는 중국인들이 언제나 정상을 되찾을지 점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나선을 자주 찾는다는 또 다른 중국인 소식통도 "나선은 북조선 대방의 초청장만 있으면 중국인들이 비자없이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는 곳이지만 북-중간의 정치적 상황에 따라 중국인들은 매우 예민하게 반응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정남 암살 사건과 북조선의 미사일 시험발사 등으로 북-중 관계 역시 좋지 않은 점을 중국인들이 잘 알고 있기에 나선에 갈 일이 있어도 중국인들이 사태를 관망하고 있는 것"이라고 소식통은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북-중간 정치적 분위기가 좋지 않을 때 북조선을 방문했다가 당국에 사소한 꼬투리라도 잡히는 날엔 엄청난 곤욕을 치른다는 사실을 중국인들은 잘 알고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이 같은 분위기 탓인지 "단둥을 통해 북한 지역을 방문하는 중국인들도 대폭 줄었으며 단둥에서 출발하는 반나절 북한관광도 아직 시작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단둥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