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과 일본의 회담재개 소식이 전해지면서 최근 북한주민들 속에서 일본과의 교역이 금방 재개될 것처럼 성급한 기대를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최근 성사된 북-일 회담에 관한 잘못된 정보들이 북한 주민들속에 번지면서 머지않아 일본상품을 수입해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과 중국을 오가며 보따리 무역을 하는 함경북도의 한 화교 소식통은 "최근 조선에 일본 상품이 곧 대량으로 들어오게 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중국산 상품구입을 보류하고 일본상품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이 소식통은 이 때문에 자신이 판매목적으로 중국에서 들여간 물건을 처분하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하소연했습니다.
그는 또 "만경봉호가 다시 일본과 조선을 오가게 될 것이라는 얘기도 있고, 그간 수출길이 막혔던 수산물도 다시 일본에 수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면서 "이런 소문대로라면 금방이라도 일본과 교류 및 통상을 재개하게 될 것 같은 분위기"라고 주민들의 높은 기대감을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이 같은 소문이 주민들 속에서만 떠돌면 믿기 어렵겠는데 당 간부들조차 이런 얘기에 끼어들고 있어 전혀 근거가 없는 얘기는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함경남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주민들 속에 그런 얘기가 도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얼마 전까지 '째뽀'라며 괄시하던 재일교포 귀국자들에게 전과는 다르게 살갑게 대하는 주민이나 인민반장들도 생겨났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주민은 또 "과거 만경봉호가 운행할 때 일제 자전거나 냉장고 등 중고제품 장사를 해 돈을 벌었던 사람들 중에는 또다시 일제 중고품 장사를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에 들떠있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연계를 가진 신의주의 한 주민 소식통은 "그동안 낡은 일제차량들을 까버리라고(부숴버리라고) 그렇게 볶아대더니 이제는 그럴 필요 없다고 나온다"면서 "장성택이 내린 지시였는데 이제 그가 없어졌으니 까지 않아도 된다고 간부들이 둘러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같은 북-일회담과 관련된 소문은 청진, 함흥, 원산 등 과거 일본과의 교역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던 지역에서 주로 돌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중국의 한 대북 소식통은 "북-일간에 진행되고 있는 회담 소식이 주민들 간에 입소문을 타고 퍼지는 과정에서 부풀려지고 왜곡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비록 과장된 얘기지만 전세계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 북한처지에서 일본과의 교류재개가 얼마나 절실한지를 보여주는 현상"이라고 풀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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