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경비대, 접경지역 중국 주민 약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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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 접경지역 주민들이 야간에 강을 건너와 식량과 땔감 등을 약탈해가는 북한 군인들로 인해 많은 피해를 입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이 북-중 접경지역에서의 밀수단속을 강화하고 국경통제를 엄하게 하고 있는 와중에도 북한 국경경비대원의 중국 민간인들을 상대로 한 약탈 행위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단둥의 관광지로 널리 알려진 후산장청(虎山長城) 인근에서 민물 매운탕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는 한 주민은 "조선 국경경비병들 때문에 엄청난 압박(스트레스)을 받으며 살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그 실상을 털어놨습니다.

하루 영업을 끝내고 밤이 깊어지면 북한 경비병들이 경비정을 타고 넘어와 '먹을 것 좀 달라, 담배 내놔라, 맥주 좀 달라'는 등의 막무가내 요구를 해 댄다는 겁니다.

이 주민 소식통은 "못 들은 척하고 나가지 않으면 전등불을 비춰대고 가게 유리문을 향해 돌멩이를 던지는 등 횡포를 부려 할 수 없이 요구를 들어준다"면서 "잊을만 하면 다시 찾아와 횡포를 부리는 통에 가게를 팔고 다른 데로 이사가야 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와 한 동네에 살고 있다는 또 다른 주민 소식통은 "조선 경비병들이 강에 매놓은 작은 어선의 엔진과 부속품을 뜯어 가고 강에 쳐놓은 고기잡이 그물을 잘라 버리는 등 심술을 부린다"면서 "그들이 요구하는 것을 들어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이런 일들은 중국언론에 보도가 안돼서 그렇지 국경을 접한 중국의 다른 지역도 사정은 비슷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중국과의 국경지역에 배치된 군인들은 우리 내부에서 힘깨나 쓰는 집안의 자식들"이라며 "군복만 입혀 놓으면 사람이 개망나니로 변하는 게 우리 인민군대의 실정"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처럼 북한 경비병들의 횡포가 끊이지 않는데도 중국 변방수비대는 주민보호를 위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경비병들은 숫자도 적은데다 가급적 북한 경비병들과의 충돌을 피하고 있어 중국 접경지역 주민들의 피해를 키우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