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월급보다 부담금이 더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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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일반 근로자들의 한 달 평균 노임은 북한 돈으로 2~3천 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근로자들 본인 손에 들어오는 경우는 별로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함경북도 주민은 한 달 노임이 얼마인가를 묻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문에 정색을 하며 "우리는 미누스(마이너스) 월급쟁이인데 월급이랄 게 뭐 있겠냐"고 말했습니다.

"외부에서는 한 달 노임이 2~3천 원 정도 되는 걸로 알고 있다"는 말에 주민 소식통은 "그건 우리 실정을 잘 몰라서 하는 얘기"라며 "한 달 노임이 2천 원이 안 되는 노동자가 전체 노동자의 절반이 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서 "그나마도 노동자들의 손에 쥐어지는 돈은 거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것저것 바치라는 액수를 노임에서 공제하는데 당국에서 바치라는 돈이 월급 액수를 초과하기 때문에 모자라는 금액을 오히려 개인돈으로 갖다 바쳐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나라에 돈을 내면서 회사에 다니는 미누스(마이너스) 월급쟁이"라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더 황당한 것은 연말 정산이라는 게 있는데 당국에 바쳐야 할 돈을 미쳐 다 내지 못한 사람은 내지 못한 금액을 연말에 한꺼번에 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연말정산 때는 밀린 돈을 '속도빚'을 얻어서라도 내야지 안 그랬다가는 견디기가 어렵다"고 강조했습니다. '속도빚'이란 단기간에 높은 이자를 물어야 하는 고리대금을 일컫는 말입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주민 소식통은 "얼마 전부터는 노임에서 공제하는 것 중에 '경조사비'라는 것이 생겼다"면서 "이 경조사비는 누구에게 주는 건지 알지도 못하고 또 이걸 받았다는 사람은 들어도 못 봤다"고 말했습니다.

직장에서 경조사비를 걷는다는 것은 경조사를 맞게된 주변의 누군가에 일정금액을 지원한다는 얘긴데 그것을 받았다는 사람을 찾아볼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소식통들은 북한의 근로자들이 월급은 고사하고 부담금을 따로 내야하는 모순을 감내하며 문제제기를 하지 않는 것은 자칫하다가는 정치범으로 몰려 자신은 물론 가족들까지 몰락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앞서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