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단둥에 평양과기대 지원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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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평양과학기술대가 중국 단둥에서 지원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보안을 유지한 가운데 외부에 드러내지 않고 활동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남북 합작으로 설립된 평양과기대의 지원사무소가 지난해 4월 중국 단둥에 설립되어 은밀히 운영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이 밝혔습니다.

평양과기대 지원사무소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단둥의 한 건물 외관 (RFA PHOTO/김준호).
평양과기대 지원사무소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단둥의 한 건물 외관 (RFA PHOTO/김준호). (RFA PHOTO/김준호)

중국 단둥의 한 소식통은 이 같은 사실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하면서 “이 사무실에는 남한 인사들과 북한 인사들이 함께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이 사무실에 드나들거나 근무하는 남한 인사들은 서울의 종교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학교 재단에서 파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남북한 인사들이 함께 근무하고 있는 것은 확실하지만 인원이 몇명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면서 "얼마 전에는 서울에서 온 사람이 지원사무소 회계감사를 실시한 후 귀국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평양과기대) 지원사무소는 학교가 있는 평양과 재단이 있는 서울과의 소통을 담당하고 있으며 학교에서 필요한 물품지원 임무도 맡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북한에 들여보내는 남한 물품에 한글 표기가 있는 것은 북한 세관이 시비하기 때문에 업무진행에 애를 먹고 있다는 말도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 단둥의 또다른 소식통은 "평양과기대 지원사무실이 있는 빌딩은 북한 무역주재원사무실도 많이 있고 '조선광선은행'이 들어선 건물"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평양과기대는 과거 남한정부가 승인한 대학이기 때문에 재단에서 지원하는 게 이상할 것은 없지만 개성공단까지 폐쇄하는 마당에 과기대에 대한 지원이 계속되는 것은 최근의 남북관계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남한의 동북아 문화교류협력재단이 설립자금을 대고 북한 측에서 부지를 제공해 설립한 평양과학기술대학은 설립초기에는 북한의 간섭을 받지 않고 재단이 독자적으로 학교를 운영할 것이라는 공언과는 달리 모든 학사일정과 운영을 북한 측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학교안에 김일성 영생탑과 주체사상 연구소가 꾸려지고 강의실마다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사진이 걸려있는 등 북한의 다른 대학과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평양과기대측은 이 같은 사실을 외부에는 비밀에 부치고 있지만 남한사회 일각에서는 이 대학 설립과 운영의 적절성을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