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개성공단 제품 중국에 판매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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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개성공단의 남한기업들이 지난 2월 완전 철수하면서 남겨두고 온 의류 완제품을 중국에서 판매하려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월 남한기업이 개성공단에서 완전 철수할 당시 북한 측은 공장에 남아있는 원부자재는 물론 완제품 일체를 가져갈 수 없다고 통보했습니다. 이 같은 북한의 억지주장으로 남한기업들은 상당량의 완제품과 자재를 그대로 놔둔 채 몸만 빠져나왔습니다.

저희 자유아시아방송(RFA)은 개성공단 완제품이 북한 내부에서 유통되고 있다는 사실을 이미 보도해 드린 바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이 중국 변경도시 상점들을 대상으로 개성공단 의류 완제품을 구매하도록 제안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중국 선양에서 의류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 조선족 소식통은 "얼마 전 북한사람이 매장을 방문해 개성공단에서 만든 의류를 구매할 의사가 있는지 타진해 왔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이 소식통은 "개성공단 제품이라면 품질은 좋을테니 구입하고 싶었지만 아무래도 정치적 문제가 걸려있는 제품이라는 게 마음에 걸려 생각해 보겠다고만 하고 그냥 돌려보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개성공단의 남한기업 제품이라면 북한이 국제관례를 무시하고 강탈한 물건인데 그것을 사들여 판매를 한다는 것은 나도 공범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당시 구입하지 않은 것이 참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또 "그 북한사람이 다른 의류 가게에도 들리는 것을 목격했다"면서 "북한이 개성공단에서 몰수한 제품을 팔기 위해 애를 많이 쓰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 중국 단둥의 한 소식통은 "단둥에서도 북한 무역주재원들이 개성공단 제품을 팔기 위해 상점들을 돌아다닌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그때는 그냥 뜬 소문이겠거니 했다"면서 "심양에서도 그런 일이 있다는 말을 듣고 북한이라면 충분히 그런 짓을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개성공단 제품을 중국에 들여오려면 밀수 외에는 다른 방법은 없다"면서 "개성공단 제품을 몰래 들여와 중국 매장에서 팔다가 당국에 적발되면 상점 주인도 아주 곤란해질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같은 문제들을 무릅쓰고 북한이 개성공단의 남한기업 제품을 중국에까지 팔려고 노력하는 것은 북한의 외화사정이 그만큼 절박하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