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북한당국이 공장 기업소의 노동자들이 하루 결근하면 한 달 노임을 훌쩍 넘는 벌금을 내도록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당국의 주민통제 강화조치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각 공장 기업소에서 근무하는 북한주민들에게 월급을 얼마나 받느냐고 물어보면 "우리는 월급을 받는 게 아니라 오히려 돈을 내면서 (기업소에)출근한다"고 대답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각 직장단위에 국가에서 수시로 과제를 부과히기 때문에 과제 수행에 들어가는 돈이 노임의 몇 배가 된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최근엔 일상적인 과제 외에도 하루만 결근을 하게 되면 한 달 노임의 몇 배에 달하는 벌금을 매기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평안남도 주민소식통은 "하루만 기업소에 출근하지 않으면 한 달 노임의 몇 배에 해당하는 돈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과거 같으면 비판을 받고 노임에서 몇 푼을 제하던 것이 최근 들어서는 결근자들에게 결근에 대한 벌금으로 연유(휘발유) 3kg을 내도록 강요한다는 겁니다.
소식통은 "이런 벌금은 규정에도 없는 것이지만 각 기업소별로 지배인이 임의로 정하는 것인데 벌금을 안 내고는 견디지 못한다"면서 "결근자에게 벌금을 매기는 행태가 북한 전역의 기업소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남도 주민소식통은 "기업소 결근자에게 벌금을 매기는 것은 각 기업소 운영에 보태려고 하는 측면도 있지만 일부 간부들은 개인적인 치부의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당국에서 기업소 별로 고액의 벌금을 부과하는 것을 조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면서 "당국입장에서는 각 공장기업소에 소속된 주민들의 동태를 파악하고 통제하기가 쉬워지기 때문에 이를 말릴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같은 결근자에 대한 벌금 부과에 대해 중국의 한 대북 관측통은 "북한에도 더디기는 하지만 자본주의 방식이 점점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며 "북한에서 각종 규범을 어긴 사람들이 뇌물로 이를 무마하는 것도 이름만 다를 뿐 벌금의 한 형태이며 시간이 가면 벌금이 제도적으로 정착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북한 주민들이 속칭 '8.3질'이라고 부르는 소속직장에 거액을 바치고 출근을 면제받는 방식은 아직도 남아있다는 소식입니다. 중국을 드나들며 보따리 장사를 하는 화교들이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장거리를 오가며 개인 장사를 하는 일부 주민들, 이른바 '달리기 장사꾼들'이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