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당국이 저출산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출산장려 정책을 쏟아 내고 있지만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젊은 부부들이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경향은 북한도 예외가 아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당국이 날로 심화되는 출산률 감소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평양 주민 소식통은 "요즘 젊은 부부들 중에 아이를 한 명 이상 낳는 사람은 미련한 곰탱이로 불릴 정도로 주변의 비아냥거림을 당한다"고 말했습니다.
여전히 아들 선호사상이 강한 북한이지만 첫딸을 낳고 아들을 갖기 위해 또 다시 임신하는 부부는 먹고 사는데 걱정이 없는 고위 간부 자식들을 제외하고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소식통은 "북한의 신세대 주부들이 아이를 많이 낳지 않으려는 이유는 남한 등 다른 선진국들의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자녀의 양육비와 교육비 등을 감당하기 버거운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히는데 특히 북한 서민들의 경우, 가족을 먹여살리는 일을 주로 여성이 담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출산과 육아 및 생계를 위한 경제활동 등 이중, 3중의 짐을 져야 하는 북한여성들의 자녀양육 부담은 남한이나 다른 나라 여성들보다 훨씬 더 클 것이라고 소식통은 주장했습니다. 북한여성들의 사정이 이렇기 때문에 북한당국이 출산을 장려하기 위한 각종 정책을 쏟아 낸다해도 효과를 거두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당국에서는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장마당 매대를 아이가 많은 사람에게 우선적으로 배정한다는 정책을 펴고 있다"면서 "하지만 매대를 배정받기 위해 아이를 더 낳겠다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고 반문했습니다.
평안북도의 한 간부 소식통은 "간부승진에 있어서도 아이가 많은 사람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라는 김정은의 방침이 내려진 적이 있다"면서 "하지만 간부승진을 위해 아이를 더 낳겠다는 신세대 부부들을 만나 본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중국 내 대북 소식통들은 "북한의 선전 매체들이 쌍둥이나 세 쌍둥이 출산 소식을 전하면서 나라가 흥할 징조라는 등 온갖 수식어를 붙여 요란을 떠는 것은 북한의 저출산이 그만큼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다는 증거"라고 풀이했습니다.
남한이나 다른 선진국들은 저출산으로 인한 경제활동 인구의 감소를 우려하는 것에 비해 북한은 저출산이 군 병력자원 감소로 이어지는 것을 가장 걱정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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