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압록강 실뱀장어 남획으로 고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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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외화벌이를 위해 압록강의 실뱀장어를 마구잡이로 남획하는 바람에 압록강의 뱀장어 씨가 말라버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1급수인 압록강 일대에서 서식하며 자연산 뱀장어로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얻던 압록강 뱀장어가 이제는 거의 씨가 말라 천연기념물만큼이나 귀한 존재가 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이 외화벌이를 위해 신의주 앞 압록강에서 해마다 뱀장어 치어인 실뱀장어를 마구 잡아들인 때문입니다.

중국 단둥의 한 주민 소식통은 "북한이 해마다 봄철이면 위화도 하단 신의주 앞 압록강에서 몇 달씩 실뱀장어를 잡아들여 이제는 압록강에서 뱀장어를 구경하기 어렵게 되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작년까지는 그래도 3월 초순에 쳐 놓은 실뱀장어 잡이 그물을 4월 중순에는 모두 걷어 냈는데 금년엔 어찌된 일인지 5월에 접어든 지금까지도 그물을 걷어낼 생각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인공부화가 불가능한 뱀장어는 치어인 실 뱀장어를 잡아 양식해야 하는데 실뱀장어 한 마리에 10위안에 이를 만큼 비싼 가격에 팔려나간다"면서 "중국에서 실뱀장어 수요가 워낙 많다 보니 육안으로 겨우 보이는 실뱀장어를 하나하나 마리 수로 세어서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실뱀장어가 북한의 외화벌이 자원으로 등장하면서 압록강 전 지역에서 많이 잡히던 뱀장어가 이제는 거의 사라진 것입니다.

변경지역인 호산 장성 부근에 살고 있는 한 중국인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낚시에 미꾸라지 미끼를 끼워 놓고 아침에 건지면 큼직한 뱀장어 몇 마리씩은 건져 올렸는데 이제는 (뱀장어가) 잡히지 않아 아예 낚시를 나가지 않는다"고 언급했습니다.

중국 단둥의 또 다른 주민 소식통은 "10여 년 전 중국의 한 조선족이 압록강 변에 뱀장어 전문 요리집을 열고 주민들이 잡아 올린 뱀장어로 한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재미를 보았으나 뱀장어가 사라지면서 얼마 전 식당 문을 닫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당시 압록강의 자연산 뱀장어를 유난히 좋아하던 한국 관광객들은 단둥에 오면 의례 그 식당에 들리곤 했는데 이제는 추억 속의 일이 되고 말았다"고 소식통은 회상했습니다.

한편 북한은 외화벌이를 위해 대동강이나 청천강 등에서도 해마다 실뱀장어 잡이에 전력 을 다 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평안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우리 내륙에서도 실뱀장어 잡이가 대대적으로 이뤄지다 보니 강에서 흔히 잡히던 뱀장어를 이제는 구경하기 어렵게 되었다"면서 "뱀장어는 이제는 그림책에서나 볼 수 있는 희귀한 물고기가 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