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우상화 구호 바뀌지 않아

북한의 제7차 노동당 대회 개막일인 지난 5월 6일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동지의 당이여"라는 문구가 들어간 장편 서사시를 소개했다. 당대회를 맞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우상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북한의 제7차 노동당 대회 개막일인 지난 5월 6일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동지의 당이여"라는 문구가 들어간 장편 서사시를 소개했다. 당대회를 맞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우상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북한이 5월 4일자 노동신문에 "위대한 21세기의 태양"이라며 김정은을 우상화하는 새로운 호칭을 사용했지만 북한 내 선전자료의 김정은 호칭은 종전 그대로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36년 만에 개최되는 북한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노동신문이 김정은에 대해 "위대한 21세기의 태양"이라는 호칭을 새롭게 사용했습니다. 이를 두고 외부세계의 언론에서는 김정은을 우상화하는 새로운 호칭이 나왔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내부에 산재한 김정은 우상화 간판 등 선전자료에는 아직도 종전의 "선군 조선의 태양"이라는 호칭을 바꾸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최근 중국에 나온 북한주민은 "수령님(김일성)은 '민족의 태양'이고 장군님(김정일)은 '21세기의 태양', 김정은에 대한 각종 우상화 칭호는 '선군 조선의 태양'이라고 여전히 부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중국 단동의 한 주민소식통은 5일 "외지에서 온 친척들과 함께 압록강 유람선 관광을 했는데 신의주 쪽 강변의 한 건물 위에 붙어 있는 간판에 '선군 조선의 태양 김정은 동지 만세'라는 구호가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을 보았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김정은에 대한 우상화 호칭이 새롭게 바뀌었다면 간판의 구호를 그대로 놔둘 리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21세기의 태양'이라는 호칭은 김정일 집권 기간 김정일에 사용하던 호칭인데 그 호칭을 김정은에게 붙인다면 아버지의 호칭을 아들이 가로채는 격이 될 것"이라면서 "우리(북한) 체제의 속성 상 그렇게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노동신문에 김정은을 가리켜 '21세기의 위대한 태양'이라고 호칭한 것은 당대회를 앞두고 김일성과 김정일, 김정은 일가를 통칭해서 높여 부른 것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상당수의 조선인민(북한주민)들은 다른 나라에는 단 하나밖에 없는 태양이 우리 조선에는 4개나 된다고 비꼬기도 한다"면서 "여름철 가뭄이라도 들면 조선에는 태양이 너무 많아서 그렇다며 체제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기도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주민들이 말하는 4개의 태양은 "하늘에 떠있는 태양, 민족의 태양(김일성), 21세기의 태양(김정일), 그리고 김정은을 가리키는 '선군 조선의 태양' "을 지칭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