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중국을 자주 드나드는 화교들에게 국내 임가공 공장의 일감을 수주하도록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외화난에 봉착한 북한이 해외로부터 임가공 일감을 확보하기 위해 화교들에게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함경북도 청진의 한 화교는 "귀국할 때 봉제 임가공 주문을 받아오라고 요구하는데 어디서 어떻게 일감을 받아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서 출국비자를 내주면서 보위부 외사직원이 "돌아올 때 그냥 오지 말고 일감을 맡아 오라"고 강요했다는 겁니다.
소식통은 "언제부터 보위부 직원이 임가공 공장 일감에 신경 썼다고 이런 요구를 하는지 참으로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아마도 중앙으로부터 무슨 지침을 받은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일감을 맡아 오지 못하면 어떤 제재를 가한다는 말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요구를 무시하고 나 몰라라 했다가는 무슨 불이익을 받을지 몰라 고민"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평양과 나진, 신의주에 있는 봉제공장들은 중국으로부터 수주한 일감이 어느 정도는 있지만 지방 봉제공장의 경우, 일감이 없어 소속회사 노동자들에 노임도 못 주는 공장들이 수두룩하다"고 전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많은 봉제공장들이 노동자들에 노임을 몇 푼 이라도 주기 위해 일감을 찾기 위해 필사적이라는 겁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주민 소식통은 "일감이 없는 봉제공장에선 공장 책임자들이 평양이나 신의주 등으로 출장을 가 일감을 찾아 다닌다"면서 "운이 좋으면 대도시 공장에서 수주한 일감의 일부를 얻어 오기도 하지만 그대신 임가공비는 형편없는 수준"이라고 언급했습니다.
한편 라선특구를 자주 드나드는 한 중국 기업인은 "작년까지만 해도 라선의 봉제 공장들에는 일감이 넘쳐 났었다"면서 "하지만 금년 들어 북-중 관계가 냉각되면서 라선의 봉제 공장들에도 일감이 거의 끊기다시피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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