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수상자 선정에도 토대성분 따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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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은 소위 명절날(각종 기념일) 국가에 공이 있는 개인과 단체들에 상을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큰 공이 있다 해도 토대와 성분이 나쁘면 수상자에서 제외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김정일, 김일성 생일 등 각종 정치적 기념일에는 어김없이 풍성한 시상잔치를 벌이고 있습니다. 국가에 공이 있는 개인과 단체들에 내린다는 김일성, 김정일 상 수상자들은 보통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을 통해 발표됩니다.

그러나 아무리 큰 공적이 있어도 토대나 성분이 나쁘면 수상자가 될 수 없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평양 주민 소식통은 19일 "애초부터 토대나 성분이 나쁜 사람들은 자신이 수상자로 선정될 것으로 기대를 하지 않는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외부세계에서 볼 때는 나라에 공을 세운 사람에게 주는 상인데 그 사람의 성분과 토대가 왜 중요한지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우리(북한)의 사정은 그렇다"면서 "이에 대해서는 더 이상 설명할 말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김일성상과 김정일상 중 어느 게 더 큰 상이냐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문에 소식통은 "어느 것이 더 크고 작고 할 것은 없다"면서 "김일성상과 김정일상이 각각 어떤 공로를 세운 사람에게 주어지는 건지 구분을 못하겠다"고 답변했습니다.

김일성상과 김정일상에 대해 평안북도의 한 공무원 소식통은 "상의 비중은 같다고 봐야 한다"면서 "나이가 많은 사람들에게는 김일성상을, 나이가 적은 사람에게는 김정일상을 주는 것 같기는 한데 꼭 그렇게 한다고 말할 수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상을 받은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상품(부상)을 수상자가 갖는 경우는 매우 드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수상자가 상품으로 주어진 물품을 자기가 가질 경우 나라에 대한 충성심이 없는 것으로 낙인 찍히게 된다"면서 "어려운 국가의 현실을 감안해 기증한다는 명분으로 국가에 되돌려주는 게 관행처럼 되어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상을 받은 사람은 비법행위를 저질렀을 경우 정상참작과 함께 처벌을 감면받는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에 돈많은 사람들이 뇌물을 고이고 김일성, 김정일 상을 받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