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국에 진출한 북한식당들이 최근 들어 영업부진으로 외화벌이에 큰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식당운영 책임을 지고 북한에서 파견된 지배인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는 얘깁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외화벌이 효자사업으로 꼽히던 중국 내 북한 식당들의 수익이 금년 들어 큰 폭으로 감소했다는 소식입니다.
북한 대방 접대를 위해 북한 식당을 자주 이용하는 단둥의 조선족 사업가 김 모 씨는 "북한 식당을 찾는 손님들이 작년에 비해 눈에 띄게 줄었다"면서 "손님이 적은 날에는 평소 한 시간 하는 저녁 공연을 30~40분 만에 끝내는 경우도 있다"고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단둥의 한 주민소식통은 "아들 결혼식 장소를 물색하느라 중국 내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평양 고려관'에 문의했더니 비용을 대폭 할인해 주겠다고 제의해왔다"고 증언했습니다. 그는 이어서 "값비싸고 콧대 높기로 유명한 북한식당에서 할인 제의를 해와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만큼 손님이 줄고 영업이 안되기 때문에 대폭 할인해서라도 손님을 유치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이 같은 북한 식당들의 영업부진은 중국의 시진핑 체제가 들어서면서 공직자들의 사치스런 접대행위를 금지함에 따라 고급식당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북한 식당들도 예외가 될 수 없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여기에 덧붙여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강행으로 인해 북-중 관계가 소원해짐에 따라 중국인들이 북한식당 이용을 자제하고 있어 북한식당들이 고전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앞서 조선족 사업가 김 모 씨는 "북한 대방들 접대를 위한 경우가 아니면 굳이 북한식당에 갈 필요가 없다"며 "사업상 북한대방 접대를 위해 이따금 북한식당에 가기는 하지만 공연히 주변의 눈치가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북한의 중요한 외화벌이 수입원인 해외북한식당들의 영업부진으로 식당책임자인 지배인들이 엄청난 심리적 압박 (스트레스)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단둥의 한 대북 소식통은 "식당 영업부진으로 본국에 송금해야 할 실적금과 그밖에 '비료 계획' 등을 감당하지 못해 초조해하는 지배인들은 옆에서 지켜 보기가 민망할 지경"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수단이 좋은 지배인들은 식당 관리 외에 무역 등 다른 사업을 찾아 수입을 조달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당국이 해외에 진출한 북한식당 지배인들이 할당된 영업 실적금을 제때 송금하지 못할 경우 가차 없이 지배인을 교체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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