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의 라선 경제특구에 진출한 중국기업들이 낮은 생산성으로 인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라선경제특구에 진출한 많은 중국 기업들이 기대했던 것에 한참 못 미치는 낮은 생산성 때문에 이곳에 투자한 것을 후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나진에 약 50만 위안 정도를 투자해 소규모 건축자재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한 중국 기업인은 15일 "낮은 임금에 비해 북한 근로자들이 성실하고 생산성이 높다는 말을 믿고 공장을 차렸는데 실상은 전혀 다르다"면서 "나진에 투자한 것을 후회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이 소식통은 "근로자들이 적당히 시간만 때우려 하고 열심히 일해보았자 나한테 더 돌아오는 게 없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면서 "그나마도 툭하면 근로자들을 행사에 동원하는 바람에 생산성이 좋을 수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근로자들이 일을 열심히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소식통은 "근로자들 임금은 라선시 인민 위원회에 일괄 지급하는데 그 임금이 근로자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개성공단에서 일하던 북한 근로자들은 생산성이 꽤 높았다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지적에 대해 소식통은 "개성공단도 근로자들의 임금은 북한 당국에 일괄 지급했지만 개인별 봉급이 제 때 전달되었고 초코파이 등 간식과 점심식사 지급 등 다른 복지 사항이 뒤따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나선특구의 북한 근로자들은 그와 같은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전한 소식통은 "나선특구의 생산성이 낮은 원인을 찾는다면 아마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과거 나선특구에 투자한 경험이 있다는 또 다른 중국 기업인은 "무엇보다 골치 아픈 문제는 북한 대방의 잦은 계약변경 요구"라면서 "처음 약속과 다른 터무니없는 요구를 해오면서 이를 거절할 경우 근로자를 철수시키는 등 보복 조치가 뒤따르기 때문에 무조건 따를 수 밖에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소식통은 "라선에 진출한 중국기업들이 생산한 제품을 북한 내에서 판매하는 것은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물건을 달라는 데는 많지만 모두가 외상거래를 요구하기 때문에 믿고 줬다가는 대부분 떼이기 마련이라는 겁니다.
소식통은 또 "라선지구엔 중국인이 투자해서 꾸려진 식당과 여관 등도 많다"면서 이곳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거의가 중국인들이어서 라진에서는 중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장사만이 이윤을 남길 수 있다는 말이 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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