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선특구 제품 중국 거쳐 북한에 유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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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라선특구의 중국기업에서 만든 제품은 대부분 중국 내수용으로 반출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제품이 중국에 나갔다가 다시 북한에 유입되어 판매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라선특구에 진출한 중국기업들이 만든 신발, 의류 등이 중국에 반출된 후 다시 평양 등 북한내부로 들어와 팔려나가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라선공단 사정에 정통한 한 중국 소식통은 이 같은 소식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하면서 "이 같은 일이 일어나는 원인은 중국인의 뛰어난 장사수완과 북한 상인들의 형편 없는 신용도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중국에서 자재를 들여다 북한의 싼 임금을 활용해 제조한 공산품들은 대부분 중국 내수시장에 풀리는데 그중 일부는 중국 변경도시 시장에서도 활발하게 거래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변경도시를 드나드는 북한 보따리 무역상들이 이 제품을 구입해 북한으로 다시 들여가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라선공단에서 만든 것인 줄은 모르고 중국제품으로만 알고 있는 북한 상인들은 가격도 비교적 눅은데다 품질도 중국제품과 같기 때문에 주저없이 이를 구매한다는 설명입니다.

"라선공단에서 만든 제품들도 적절한 값을 치루고 담당 관리들에 뇌물만 고이면 바로 북한내수용으로 빼낼 수 있다"고 전제한 소식통은 "그런데도 복잡하게 중국에 나갔다 다시 들여오는 것은 북한 내에서 거래할 때 무조건 외상거래를 요구하는 북한 상인들의 무리한 거래 관행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번번이 외상거래 대금을 떼먹는 북한 상인들의 횡포로 인해 중국상인들은 북한 측과는 외상거래를 하지 않으려 한다"면서 "중국 상인들도 라선에서 북한상인과 바로 거래하면 간편하지만 외상거래를 피하기 위해 번거롭지만 일단 중국에 가지고 나와 중국제품인 것처럼 판매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와 관련 함경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우리 내부에도 라진에 가서 직접 물건을 해오는 라진달리기(장사꾼)가 없는 것은 아니다"면서 "그러나 외상거래가 안 되기 때문에 그 양이 아주 적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라진은 통제(보세)구역이라서 관리들에게 적지 않은 뇌물을 고여야 물건을 반출할 수 있기 때문에 라진에서 직접 구매하는 가격이나 중국을 거쳐 들여온 물건값이나 별 차이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