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당국의 200일 전투에 대한 성과 독촉으로 낙후된 공장 기업소 책임자들이 극심한 정신적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당국이 만리마 속도전을 내세우며 생산배가 운동으로 벌이고 있는 200일 전투로 인해 전력난과 자재난으로 오랫동안 가동을 멈춘 공장 기업소의 책임자들이 커다란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함경북도 주민 소식통은 "전력난과 자재난 등으로 오랫동안 멈춰서 있는 공장기업소의 책임자들은 연일 볶아 대는 당국의 성화 때문에 무언가는 하는 시늉이라도 해야 하는데 할 일이 마땅치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할 일이라고는 기업소에 달린 토지의 농작물 가꾸는 일이 고작인데 그것도 하루 이틀이면 끝나는 일이라서 200일 전투 총화에 내놓을 것이 없다"고 소식통은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지금 우리(북한) 내부에서는 노동신문과 조선중앙 테레비젼 등이 전국 기업소의 200일 전투 성과에 대한 소식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내보내고 있다"면서 "이 같은 소식을 접하는 가동중단 기업소 책임자들에게는 하루하루가 일년처럼 길게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정신적으로 심한 압박을 받고 있는 기업소 책임자들 중에는 기회만 있으면 뛸(탈북)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200일 전투가 끝난 다음에 있을 총화에서의 비판이 그들을 가장 두렵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정신적인 고통이 심해도 공장 지배인이나 기사장은 자신의 뜻대로 직책을 그만 둘 수도 없다"면서 "요즘 같은 분위기라면 간부들 입장에서는 오히려 일반 노동자들의 처지가 부러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최근 북한의 각종 언론매체에서 200일 전투 성과 소식을 연일 내 보내고 있지만 별로 믿을만한 내용이 아니다"라면서 "우리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낙원기계연합소의 공장도 가동율이 30%도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에서는 그래도 알아준다는 공장 기업소인 낙원기계 공장이 이 정도인데 다른 공장들은 더 말할 필요도 없지 않겠느냐고 소식통은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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