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달러지폐 북에서 사용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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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내에서는 낡은 달러화를 사용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민들이나 장사꾼들도 낡은 달러 지폐는 아예 받으려고 하지 않는다고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서 수령님, 장군님보다 위대하다는 미 달러화이지만 조금이라도 손상이 되었거나 너무 낡았을 경우는 화폐로서의 구실을 제대로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평양 주민소식통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조금이라도 훼손이 있거나 낡은 달러화는 북한에서 화폐구실을 못 한다"면서 "낡은 달러를 내밀면 사람들이 받으려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현상 때문에 낡거나 손상된 미 달러 지폐를 소지하고 중국을 방문하는 북한주민들이 변경지역의 환전상을 통해 중국 위안화로 바꾸려해 보지만 중국 환전상들 역시 환전을 거부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일부 중국환전상들은 낡은 100달러 화폐를 50달러로 50% 감액해서 위안화로 바꿔주기도 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면서 "그러나 50달러짜리 이하의 낡은 지폐는 아예 환전을 거부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낡은 달러 지폐 환전 거부 현상은 중국은행들 때문이라고 소식통은 지적했습니다. 중국의 은행들은 낡거나 조금이라도 훼손된 달러화의 환전을 거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 중국 단둥에 가게를 갖고있는 한 조선족 상인은 "좀 낡았거나 훼손된 달러화도 한국이나 다른 외국의 은행에 가져가면 별 문제없이 환전을 해주는 것으로 알고있다"며 "유독 중국은행만 까다롭게 구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또 다른 평양 주민소식통은 "어쩌다 낡은 미 달러화를 손에 쥐게 된 북한주민들은 써먹지도 못하고 버리지도 못하는 답답한 형편"이라면서 "그냥 장롱에 보관해놓고 써먹을 날이 오기를 기다리는 실정인데 북한 전역에서 이런 화폐들을 다 모은다면 그 액수가 상당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중국 위안화의 경우는 찢어져 테이프로 이어 붙인 경우라도 유통에 문제가 되는 경우는 없다"면서 "이 같은 현상은 오로지 미 달러화에만 해당되며 특히 북한에서 많이 유통되는 50달러 이하의 소액권에서 문제가 된다"고 전했습니다.

중국 변경지역의 한 대북 상인은 "낡거나 작은 손상이 있는 미 달러화를 환전해 주지 않는 이유에 대해 중국의 은행 직원에 문의를 해 봤지만 이에 대한 답변을 해주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