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해외노동자 밀집 감시체계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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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중국에 파견한 노동자들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벌집모양의 촘촘한 감시망을 조직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 번에 수백 명 단위로 중국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은 전보다 훨씬 강화된 촘촘한 감시체계 안에서 서로를 밀착 감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노동자들의 실태를 잘 알고 있다는 중국의 한 대북 소식통은 "중국기업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집단을 '회사'라고 부르고 있다"고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전하면서 "일반 노동자들은 5인 1조의 상호 감시망을 구성해 서로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노동자 집단을 총괄 관리하는 책임자는 통상 '사장'으로 불리며 그 밑에 행정 실무를 담당하는 제1 부지배인과 노동자들의 감시를 맡은 보위부 소속의 제2 부지배인이 있는데 이들이 중국 내 북한노동자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지도부"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노동자들은 보통 조장을 포함해 다섯 사람을 한 조로 묶어 단위 조직망을 이루고 있다"면서 "이들 조직의 조장은 조원들은 물론 다른 조의 조장을 감시하는 상호감시체제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의 연결고리와 감시망을 도표로 그려보면 마치 5각형 모양의 벌집 형태가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각 조의 조장은 자기 조원들은 물론 자기가 감시를 맡은 다른 조장의 동태보고를 하루 또는 이틀에 한 번씩 보위부 소속의 제2 부지배인에게 제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또 다른 중국의 대북 소식통은 "이 같은 노동자 상호 감시조직은 북한 내부에서 운영하고 있는 감시 조직망과 비슷한 형태"라면서 "각 조의 조장은 자신이 감시해야 할 대상(조장)이 누군지 잘 알지만 자신을 감시하고 있는 조장이 누구인지는 알 수 없게 되어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닝보의 북한식당 종업원 집단 탈북 등 해외노동자들의 이탈이 계속되자 북한이 이처럼 노동자 감시망을 대폭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습니다.

한편 소식통들은 "북한의 파견노동자들을 총괄하는 관리자들(사장, 제1, 제2 부지배인)은 북한의 가족을 데리고 나와 함께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면서 "관리자 가족들의 주거비와 생활비 등은 모두 북한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중국 기업에서 부담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