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에선 수령님, 장군님 보다 더 위대하다는 미 달러화이지만 발행 된지 오래된 구권 달러지폐는 사용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주민들이 보유하고 있는 미 달러화중 찢어지거나 헤어진 구석이 없는데도 발행된 지 오래된 구권은 주민들이나 장사꾼들이 서로 받지 않으려고 해 유통되지 못한다는 소식입니다. 그렇다고 달러현금을 버릴 수도 없어 장롱 속에 간직해두는 애물단지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평양 주민 소식통은 "수령님 장군님 보다 더 위대한 대접을 받는 게 미 달러 화폐이긴 하지만 태어난지(발행 된지) 오래된 구형 화폐는 사람들이 서로 받으려 하지 않기 때문에 달러화로써의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발행 된지 얼마나 오래되었기에 달러 화폐를 사용할 수 없느냐는 자유아시아방송의 질의에 소식통은 "발행 연도는 잘 모르지만 화폐 속의 미국 할아버지 얼굴이 작게 나온 아주 오래 전에 발행된 지폐"라고 답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비록 서로 받으려 하지 않는 바람에 유통은 안 되지만 이런 지폐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은 미련이 남아 버리지는 못하고 장롱 속에 처박아 두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또 다른 평양 주민 소식통은 "얼굴이 작게 인쇄된 구형 화폐가 아니더라도 달러 지폐의 모서리가 일부라도 떨어져 나갔거나 두 동강이가 난 지폐를 맞춰 비닐 테이프로 부친 화폐는 사용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에서 쓸 수 없는 달러 화폐들을 중국에 가지고 나온 사람들이 중국 변경 도시의 환전상이나 은행 들에서 환전을 시도해보지만 중국의 환전상과 은행들 역시 이런 지폐는 환전을 해 주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한 조선족 무역상은 "북한에서 유통이 되지 않는다는 구형화폐와 약간 훼손된 100달러짜리 지폐 몇 장을 한국의 은행에 가서 환전을 요청했더니 지폐의 진위만 확인하더니 군소리 없이 환전을 해 주더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구형 화폐나 약간 손상된 달러지폐도 위조지폐만 아니라면 남한의 은행들에선 문제를 삼지 않는다는 설명입니다.
달러화와 함께 북한 내에서 많이 쓰이고 있는 중국 인민폐의 경우, 조금 헤어지거나 낡은 지폐라 하더라도 별 문제 없이 유통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낡거나 약간 손상된 인민폐를 중국 은행에 가져가면 위폐여부만 확인하고 바로 신권으로 교체해 주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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