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공직자도 ‘8.3’하고 돈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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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에서는 공장, 기업소의 근로자들이 돈을 내고 음성적으로 출근을 면제받는 것을 속칭 "8.3(질)한다"고 표현합니다. 최근에는 근로자들뿐 아니라 일부 공직자들도 소위 8.3행위로 직장에 출근하지 않은 채 따로 돈벌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전합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평양 주민 소식통은 "지금까지는 공장이나 기업소 등에서만 행해지는 것으로 알려진 8.3질이 일부 국가기관의 공직자들 속에서도 행해지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이 소식통은 "국가에서 중앙이나 지방의 공공기관에도 예외 없이 외화벌이 과제를 부여하는 데다 예산 지원도 없이 내리매기는 각종 과업 때문에 이런 비정상적인 8.3질이 생겨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출근을 면제받고 돈벌이 할 자신이 있는 공직자들은 소속 기관(단위)에 매월 얼마씩 바치기만 하면 어렵지 않게 8.3을 허락 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공직자들의 한 달 봉급이라고 해봐야 쌀 1kg을 살 수도 없기 때문에 돈벌이에 나서려는 공무원과 돈이 필요한 소속 기관(장)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서 생겨난 게 공직사회의 8.3행위라는 얘깁니다. 공직사회의 8.3행위는 국가기관의 각 부서마다 한두 명 정도가 자리를 비울 정도로 광범위 하게 번져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 주민 소식통은 "공무원들의 8.3행위는 일반 공장기업소에서 공공연하게 행해지는 8.3질과는 그 성격이 조금 다르다" 면서 "8.3(질)을 단속해야 할 위치에 있는 공직자들이 이런 부정행위에 가담한다는 것으로서 이제 나라가 갈데까지 간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공직사회에서의 8.3행위가 아직은 공장기업소 만큼 광범위 하지는 않은 것 같다"면서 "아무래도 공직자들의 8.3행위는 주변의 눈치를 보아야 하는데다 일반 기업소 등의 8.3비용보다 그 금액이 훨씬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지난 1984년 8월 3일 공장기업소 등에서 발생한 유휴자재나 자투리 자재를 활용하여 소비품을 만드는 대중운동으로 장려한 "8.3 인민소비품창조운동"에서 생겨난 "8.3"이라는 용어는 오늘날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비정상이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조잡한 상품이나 물건을 지칭할 때 이를 '8.3제품', 무능한 관료를 일컬을 때는 '8.3동지(동무)'라는 속어가 북한주민들 사에서는 공공연하게 통용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