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의 각 기업소들이 보유하고 있는 차량의 유지관리 비용을 차량운행을 담당하는 개인 운전수들에 떠넘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단위 기업소에서 업무용으로 보유하고 있는 화물트럭들의 연료비와 수리비등 운행비용은 차량을 운전하고 있는 운전수가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최근 이 같은 소식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한 평안북도 주민 소식통은 "다른 나라에서 보면 터무니 없는 짓이라고 생각되겠지만 이런 행태가 우리 내부에서는 당연하게 받아 들여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부당한 처사가 당연시되는 이유에 대해 소식통은 "차량 유지관리 비용을 운전수가 부담하는 대신 운전수는 짬짬이 그 차를 이용해 개인 돈벌이를 할 수 있게 기업소 측에서 눈감아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차량 유지관리비를 부담하는 것이 부당하다며 항의하는 운전수라도 나오면 대신 운전수를 하겠다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을 정도로 많은 실정"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만큼 기업소의 운전수 자리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직업이라는 겁니다.
"차량이 너무 낡아 수리비가 많이 들어가게 되면 운전수가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아 그만둘까 고민하기도 하지만 한번 그만두면 그 자리(운전수)로 다시는 돌아갈 수가 없기 때문에 선뜻 그만두지도 못한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 이 모씨도 "북에 남아있는 친척이 기업소 차량 운전수인데 얼마 전 차를 한대 사 달라고 요청해 왔다"면서 "현재 운전하고 있는 차량이 너무 낡아 수리비가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기업소 차랑 운전수를 포기하지 않으려면 새 차를 구입하는 길 밖에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의 한 대북 소식통도 "북-중 국경을 드나드는 북한 트럭들을 살펴보면 차량의 연료비와 수리비를 전적으로 운전수가 부담하고 있다"면서 "얼마 전 낡은 일제트럭을 중국제 새 차로 일제히 교체한 경우도 보면 차량 구입비용의 대부분을 운전수들이 부담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정상적인 나라에서 보면 이 같은 행태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지만 북한에선 오래전 부터 관행처럼 고착된 일"이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럭 운전수들이 북한 주민들의 부러움을 사는 노른자위 직업으로 통하는 것이 북한의 현실"이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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