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당국은 최근 해외에 주재하는 자국 공민에 대해 '삼성'과 LG 휴대폰 등 한국산 제품의 소지 및 사용을 금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북한당국은 각 지역 해외공관을 통해 현지에 주재하는 북한공민들이 남한산 휴대폰 단말기를 사용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는 훈령을 내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중국의 한 대북 소식통은 "북한당국의 이 같은 훈령에 따라 중국주재 북한 공관들도 공관 요원은 물론 현지 주재 무역 대표들과 그 가족들에게 지금까지 사용하던 삼성과 LG 휴대폰을 모두 중국산 휴대폰으로 바꾸도록 지시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이 소식통은 또 "해외주재 북한공민들의 남한산 휴대폰 사용금지 조치는 비단 중국뿐 아니라 동남아 등 모든 해외주재 북한사람들에게 동시에 적용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중국의 또 다른 대북소식통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해 주면서 "무역 주재원들은 대부분 2개 이상의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다"면서 "무역 주재원들은 일단 공관에 등록된 공식휴대폰만 중국산으로 바꾸고 개인의 사적인 휴대폰은 종전에 사용하던 남한 휴대폰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나 "남한제품과 함께 미국의 애플사 제품인 아이폰도 금지시켰는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면서 "미국산 제품에 대해서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고 해도 주재원들이 스스로 알아서 미국산의 사용은 자제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주재원들은 사용하던 남한산 휴대폰을 중고로 헐값에 팔고 중국산 휴대폰을 새로 장만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는데다 남한산 휴대폰과 사용방식이 다르고 기능이 떨어지는 중국 휴대폰에 짜증을 부리기도 한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이 남한산 휴대폰 사용을 금지한 원인에 대해 앞서의 소식통들은 "구체적인 이유는 알려진 게 없다"면서도 "중국에서 수입하는 물건 중 남한산 물건 반입을 금지하는 조치의 연장선 상에서 보아야 하는 게 아니냐"고 추정했습니다.
이들 소식통들은 또 "중국에 주재하는 북한공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담배가 남한산 'ESSE' 담배인데 최근에는 이것을 피우는 북한 주재원들을 볼 수가 없게 되었다"면서 북한당국이 전반적으로 남한제품의 사용을 금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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