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태양열 조명등 북한서 인기 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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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력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북한주민들로 부터 큰 인기를 얻으며 날개 돋힌듯 팔려나가던 태양열 조명등이 최근 극심한 판매부진을 겪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왜 그런지, 중국에서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주민들이 중국산 태양열 조명등을 앞다퉈 구입하면서 호황을 누리던 중국 접경도시의 조명등 상점들이 최근 들어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단둥의 한 대북 소식통은 "(단둥) 해관 주변에 우후죽순처럼 몰려있던 태양열 조명등 상점들이 최근 들어 문을 닫거나 주력 상품을 바꾸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몇 년간 호황을 누리던 태양열 조명등 판매량이 최근 뚝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소식통은 "작년까지만 해도 방 3개의 조명과 휴대폰 충전을 해결하고 작은 액정 텔레비전 시청까지 가능한 태양열 전지 한 세트(태양열 집열판, 축전지, 조명등)의 값은 1,500~2,000위안으로 물건이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태양열 전지를 찾는 사람들이 대폭 줄었고 가격도 1,000위안 안팎으로 뚝 떨어졌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에 인기가 높던 태양열 전지의 판매가 이처럼 부진한 이유에 대해 북한 사정에 밝은 소식통은 "북한에서 태양열 조명시설을 사용할만한 도시 중산층 주민들은 이미 대부분 태양전지 시설을 다 갖춰 놓았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꼽았습니다.

사업차 평양을 자주 드나든다는 중국의 한 사업가는 "평양을 비롯해 신의주 등 북한의 대도시에서는 태양열 전지등을 설치하지 않은 집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웬만한 가정에는 다 갖추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의 또 다른 사업가도 "전기사정이 좋다는 라선시에도 거의 모든 아파트마다 태양열등 집열판이 조밀하게 설치된 것을 볼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중국을 오가며 보따리 장사를 한다는 함경북도 주민도 "도시들의 웬만한 가정에는 태양열 전지가 설치되어 있다"면서 "태양열 전지를 아직 설치하지 않은 집들은 이를 설치할 여력이 없는 가난한 주민들"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하지만 농어촌과 산간지역엔 아직도 태양열 전지등을 설치한 주민이 많지 않다"면서 "농어촌 주민들에게 1,000위안이 넘는 설치비용은 감당하기 어려운 액수"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