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당국이 최근 평양시내에서 리아까(손수레)로 짐을 운반하는 짐꾼들의 영업행위를 단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마땅한 운송수단이 없는 주민들의 짐을 손수레로 운반해주며 생계를 유지해온 서민들이 곤경에 처했다는 소식입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전합니다.
최근 북한당국이 평양시내의 리아까(손수레) 짐꾼들을 집중 단속하고 있다고 평양주민 소식통이 밝혔습니다. 적대국(미국) 인공위성에 의해 리아까로 짐을 나르는 모습이 촬영된다는 황당한 이유를 들어 단속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이 같은 소식을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전한 평양주민 오 모 씨는 "사복차림의 규찰대원들이 리아까 짐꾼들의 주 영업장소인 평양역전을 비롯해 보통강역전과 서평양역전에서 집중적으로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오 씨는 "장사할 밑천이 없어 리아까 하나로 짐을 날라주며 먹고사는 짐꾼들이 하소연도 해보고 항의도 하지만 단속 요원들은 들은 체도 하지 않고 짐꾼들을 역전에서 내쫓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오 씨는 또 "평양시내 짐꾼에 대한 갑작스런 단속은 김정은 제1비서의 도시미화 정책에 따라 행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적대국의 인공위성에 리아까 끄는 사진이 찍히면 사회주의 위상이 흐려지고 외부세계에서 수도 평양에 아직도 손수레를 끄는 사람들이 많다는 식으로 공화국을 음해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단속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친지 방문차 중국에 나온 또 다른 평양주민은 "리어카 짐꾼 일이 유일한 생계수단인 이들은 단속요원들이 철수한 밤늦은 시간이나 이른 새벽시간에 나와 일하지만 그 시간대엔 손님이 없어 당장 생계가 막연한 형편"이라고 전했습니다.
리아까 짐꾼에 대한 단속은 무거운 짐 보따리를 이들에 맡겨 집까지 운반하던 여행객들에게도 큰 불편을 주고 있다고 평양주민 소식통은 지적했습니다. 그는 또 "평양시내 역에서 리어카 짐꾼들이 짐을 날라다 주고 받는 돈은 거리에 따라 북한 돈으로 1천원에서 2천원 정도"라고 말합니다. 손님이 많아 영업이 잘된 날엔 하루에 쌀 1kg을 살 수 있는 5~6천원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인공위성에 사진이 찍힌다는 이유로 평양에서 리아까 짐꾼단속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한 신의주 주민은 "인공위성 사진은 평양만 찍힐 리가 없으니 짐꾼이 많은 신의주역이나 평성역 등 전국의 리아까 짐꾼들에게 곧 불똥이 튀는 것 아니냐"고 혀를 찾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젊은 장군이 올라오면서 '경제개선'을 내세워 사람들이 뭐 좀 달라질까 기대했는데 도로 옛날로 돌아가는 것 같다"고 최근의 북한내부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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