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마약 단속강화로 '빙두'가격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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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당국이 올해 들어 마약 제조 및 유통을 강력히 단속하면서 빙두 또는 얼음으로 불리는 히로뽕의 유통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당국의 마약류 단속 강화가 히로뽕의 무분별한 제조와 남용으로 마약천국이라고 알려져 있는 북한의 불명예를 씻을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북한에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이후 마약에 대한 단속강화로 히로뽕 제조가 줄어들면서 히로뽕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에서 히로뽕 밀제조가 가장 성행하는 것으로 알려진 함흥시에 거주하는 손 모씨는 이런 소식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하면서 "최근 히로뽕 유통 가격이 작년에 비해 50% 이상 올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단속 때문에 히로뽕 제조를 포기한 사람들은 생계를 위해 소규모로 제조하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면서 "힘 있는 간부를 뒷배로 둔 대규모 제조업자들은 계속 만들고 있으며 오히려 유통가격 상승으로 더 재미를 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또 "히로뽕 공급이 줄어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자 중독자들이 히로뽕 구입비를 마련하기 위해 절도, 강도 등 범죄 행각에 나서는 경우도 많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김정은 체제와 함께 마약사범 퇴치를 위한 단속을 크게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함경남도의 또 다른 주민 진 모 씨는 "과거엔 빙두를 판매하는 유통업자들을 주로 단속하는 형태였으나 최근에는 이를 매입하는 사람과 제조업자까지 추적 조사해 처벌하는 등 단속의 강도가 크게 높아졌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에는 이미 히로뽕 중독자가 많고 돈 많고 힘 있는 간부층이 주요 수요자인데다 빙두 제조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는 사람이 많아 완전 근절이 쉽지 않아 보인다는 얘깁니다.

앞서의 두 소식통들은 "북한에서 빙두 제조가 과거에 비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처벌이 두려워 제조를 일시적으로 포기한 것은 생계형 빙두 제조업자들이고 정작 큰 손들은 단속을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에 빙두의 근절은 아직 요원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북한은 과거 외화벌이를 위해 히로뽕을 정권 차원에서 대량으로 제조해 해외에 유통시켰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김정은 체제 이후에 마약류의 제조 및 유통 단속이 강화되고 있지만 마약을 이용한 외화벌이 사업까지 포기한 것인지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