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체제를 떠받치기 위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주민을 감시, 탄압하고 있는 북한 보위부가 외화벌이 전담기구를 새로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북한의 최고 권력기관으로 주민 위에 군림하고 있는 국가 보위부가 외화벌이를 위해 전담기구를 설치했다는 소식입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함경북도 주민은 "중앙(평양)은 물론 각 지방(道) 보위부에 외화벌이를 전담하는 별도의 기구(課)가 설립되었다"면서 "이는 아주 최근의 일"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나라 전체가 외화가 바빠진(부족한) 것은 이미 알고는 있지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사람 잡는 일이 본분인 보위부가 외화벌이 기구까지 설치한 것은 매우 어울리지는 않는 일"이라고 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런 소식이 주민들에게 알려지면서 국경지역에서는 "이제 밀수는 다 해 먹었다"는 얘기와 "오히려 밀수하기가 더 좋아질 수도 있다"는 엇갈린 반응이 나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반 주민들이 먹고 살기 위해 해오던 생계형 밀수를 보위부가 직접 나서 차단하고 그 자리를 꿰찰 것이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사람 잡는 일만 하던 보위부가 직접 밀수를 하기 어렵기 때문에 기존 밀수꾼들을 끌어들여 동업형태를 이어갈 것이라는 상반된 반응이 나오고 있다는 얘깁니다.
이와 관련 북한 외화벌이 일꾼들과 친한 중국의 한 소식통은 "외화벌이 주재원 중에는 보위부에서 파견된 사람들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들 보위부 일꾼들은 올 봄부터 파견되기 시작한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중국 소식통은 그러면서 "보위부 파견 외화벌이 주재원은 순수한 외화벌이 일꾼이라기보다는 다른 주재원들의 동향을 감시, 통제하는 임무를 띠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그렇다고는 하지만 이들도 겉으로는 외화벌이 주재원 자격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무역대표'로 불린다"면서 "보위부에 외화벌이 전담 기구가 설치됐다면 이들이 그 기구에서 활동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중국의 또 다른 대북 소식통은 "북한의 당과 군, 내각의 여러 부서가 산하에 외화벌이 (총)회사를 한두 개씩 거느리고 있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보위부가 직접 외화벌이에 나선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보위부도 외화부족으로 곤란을 겪고 있는 모양"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소식통들은 "북한의 모든 권력기관 중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보위부가 타 기관의 외화벌이 회사와 경쟁을 벌이게 된다면 보위부와 타 기관과의 마찰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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