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한 제3회 북-중 박람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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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3회 북-중 경제무역문화관광박람회가 16일 중국 단둥에서 개막되었지만 박람회장 분위기는 당초 기대했던 바와 달리 예년보다 한산하다는 소식입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

중국의 시진핑 정부가 들어서면서 북-중 관계가 서먹해지고 양국간에 이렇다 할 행사가 없는 가운데 제3회 북-중 경제무역문화관광박람회의 개막은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기대와는 달리 16일 열린 개막식은 썰렁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습니다.

16일부터 20일까지 5일간 진행되는 북-중 박람회의 첫 행사는 개막기념공연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지난 1회와 2회 박람회의 개막공연은 평양에서 파견한 국가급 예술단이 참가했지만 이번 3회 행사에는 평안북도 예술단이 참가해 북한당국이 고의로 행사의 등급을 떨어뜨렸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행사 둘째 날인 오늘(17일) 있은 개막식은 스광(石光)단둥 시장과 신의주 인민위원회 위원장의 간단한 축사와 함께 30여분에 걸쳐 진행되었지만 개막식에 참여한 사람들은 100여 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초 100여 개가 넘을 것으로 예상되었던 북한의 참여기업 수도 68개 업체에 머물러 100개가 넘는 북한업체가 참여할 것으로 예측한 일부 언론보도를 머쓱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나마 박람회에 참여한 북한의 기업들도 서로 다른 회사들이 같은 상품을 중복해서 출품한 경우가 많아 박람회의 질을 크게 떨어뜨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한편 박람회 첫날 개막공연에 앞서 단둥 황관호텔에서 열린 북-중 관광 설명회에는 많은 내외신 기자들이 몰려 관심을 보였지만 김정은의 관광산업에 대한 치적을 강조하는 수준이어서 맥 빠진 설명회가 되고 말았습니다.

관광설명회를 한다면서 홍인철 북한 관광총국 정보조사국 부국장이 나와 마식령 스키장과 미림승마구락부, 문수물놀이장 등 김정일의 지시로 만든 놀이시설 자랑만 늘어놓아 기자들의 빈축을 샀다는 얘깁니다.

상품교역 전시장 2층에는 별도로 러시아, 대만, 홍콩 등 15개국의 기업들이 참여한 전시장이 있는데 이들 전시장에는 관람객의 발길이 더욱 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이번 박람회 취재를 위해 단둥을 찾은 외국기자들은 박람회장과 가까운 신압록강대교의 막바지 공사현장을 찾아 취재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현지 주민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준호니다.